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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폼페이오 방북···김정은 그림대로 움직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7일 평양을 방문 중인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인사하고 있다. 김정은과 쑹 부장 뒤쪽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형 초상화가 보인다. CNN은 18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곧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7일 평양을 방문 중인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인사하고 있다. 김정은과 쑹 부장 뒤쪽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형 초상화가 보인다. CNN은 18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곧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극비리에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가 급진전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북·미 회담 준비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 그가 김정은과 직접 면담한 것은 역사적인 트럼프-김정은 회담 전 미국의 최대 관심사인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의향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18일 “폼페이오의 이번 방북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그의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주선한 것”이라며 “김정은이 미국과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는지 가늠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폼페이오의 방북은 지난주 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보면 폼페이오는 평양에 다녀온 직후 방북 성과를 에둘러 공개했다. 12일 자신의 국무장관 인준을 위한 상원 청문회에서다. 그는 상원의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비핵화 합의를 달성할 것이라는 환상(illusion)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가 대화에서 미국과 세계가 간절히 원하는 외교적 성과를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적절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가 주장해 온 ‘선(先) 폐기, 후(後) 보상’ 방식의 일괄 타결에 대한 동의를 얻어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나서 큰 틀의 비핵화 논의를 진행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는 뉘앙스가 감지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기자회견장에서 북·미 간 최고위급 대화가 이뤄졌음을 공개하면서 “나는 선의(善意)가 많이 있다고 생각하며,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폼페이오는 북한과 정상회담 장소도 구체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가능성 있는 5개 후보지를 정했다”며 “곧 알려주겠다”고도 말했다. 회담 장소 발표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미 간 스위스 제네바와 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여러 곳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주장해 온 평양과 베이징, 서울과 판문점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스웨덴·몽골 등 유럽과 아시아 중립국을 주로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의 방북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정은의 분주한 움직임이다.
 
김정은은 3월 말 중국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후 약 열흘 뒤 폼페이오를 평양에서 만났다. 그 사이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진행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정은은 폼페이오가 다녀간 뒤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예술공연단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의도적으로 미·중 간 균형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같은 김정은의 행보에 대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키플레이어’ 역할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북한과 1.5트랙 대화를 벌여 온 수전 디마지오 뉴욕 뉴아메리카연구소 국장은 트윗에서 “김 위원장의 직접적인 역할은 충격적”이라며 “게임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이고 생산적인 협상을 위한 준비작업에 가장 좋은 건 직접 대면해 하는 준비회담”이라며 “폼페이오 방북으로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덧붙였다.
 
애덤 마운트 미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도 “미국이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난 건 상당히 극적인 발전”이라면서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최고위급 대화가 이뤄지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평양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시 주석이 평양을 찾는다면 2012년 11월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북한 공식 방문이 된다. 미국 CNN방송은 “시 주석의 방북은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쑹타오 부장은 이번 방북에서 북측과 시 주석의 방북을 협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도 시 주석의 방북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방북설 보도 확인 요청에 “자세히 제공할 관련 정보가 없지만 내가 강조할 수 있는 건 북·중 간 고위급 상호 방문 전통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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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020년까지는 핵개발 계획을 전면적으로 폐기하도록 북한에 요구하는 방안을 한·미·일 3국이 함께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향후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부터 ‘약 2년 이내’라는 구체적인 목표 시기를 설정함으로써 북한으로부터 확실한 비핵화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2020년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를 1년 남겨둔 시점이다. 트럼프 1기 정권 내에 결론을 내지 못하면 비핵화 실현이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여기엔 북한 비핵화를 업적으로 삼아 자신의 재선 승부수로 띄우려는 트럼프의 정치적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
 
도쿄·워싱턴=서승욱·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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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