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박지성 "인내심을 가져라, 그리고 팀이 먼저다"

월드컵 50여일 앞둔 대표팀에 조언 
박지성은 ’한국 축구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시기다. 월드컵에 나가는 후배들을 응원해달라“고 했다. 왼쪽은 맨유 유니폼. [김상선 기자]

박지성은 ’한국 축구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시기다. 월드컵에 나가는 후배들을 응원해달라“고 했다. 왼쪽은 맨유 유니폼. [김상선 기자]

 
“월드컵 본선에서 쉬운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상대는 없습니다. 설령 먼저 골을 내주더라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우리 흐름을 지켜내는 게 중요합니다. 준비한 걸 꾸준히 유지하며 찬스를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에게도 반드시 기회는 오니까요.”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37) JS파운데이션 이사장을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50여일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에게 애정이 어린 조언을 건넸다.
 
6월 14일 개막하는 이번 월드컵은 한국 축구엔 9회 연속 경험하는 본선 무대다. 하지만 기대치는 역대 어느 대회보다도 낮다. 예선 기간 드러난 대표팀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본선 조별리그 상대(독일·멕시코·스웨덴)의 면면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본선을 세 차례(2002, 06, 10년) 경험한 ‘전직 캡틴’이 대표팀 후배들에게 들려준 충고의 핵심은 ‘인내심’이다. 실점하거나 불리한 상황에 놓여도 전술적·심리적으로 흔들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팀워크’를 꼽았다.
박지성은 한국축구 레전드다.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7시즌간 활약했고, 2002년 월드컵 4강과 2010년 월드컵 16강행을 이끌었다. 수원=김상선 기자

박지성은 한국축구 레전드다.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7시즌간 활약했고, 2002년 월드컵 4강과 2010년 월드컵 16강행을 이끌었다. 수원=김상선 기자

 
박 이사장은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서도 팀이 정한 전략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팀을 무너뜨리지 않으려면 선수 개개인이 90분 내내 높은 수준의 집중력과 체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이사장은 “대표팀 후배들에 관한 악성 댓글이 개인적으로 아쉽다. (팬들이) 좀 더 잘 대해주면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는 팬을 탓할 순 없다. 결과적으로 (대표팀 이미지는)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은 비판을 받지만, 월드컵 본선에서 만회하겠다는 굳은 각오가 필요하다. 힘든 시기를 반전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대표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게 대표팀 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한국 축구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시기다. K리그와 A매치 모두 관중이 줄고, 인기가 떨어지는 부분에 대해 축구인들 모두가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며 “위기가 분명하지만, 어찌 보면 모든 문제를 털고 갈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팬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경기 내적, 외적 부분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피를로는 자서전에 AC밀란 시절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유 박지성에게 꽁꽁 묶였던 이야기를 적었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박지성을 풀어 자신을 그림자처럼 뒤쫓도록 했고, 박지성은 유명 선수였음에도 경비견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진 피를로 인스타그램]

피를로는 자서전에 AC밀란 시절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유 박지성에게 꽁꽁 묶였던 이야기를 적었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박지성을 풀어 자신을 그림자처럼 뒤쫓도록 했고, 박지성은 유명 선수였음에도 경비견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진 피를로 인스타그램]

 
현역 선수 시절 박 이사장은 ‘성실’의 상징이었다. 어떤 포지션이든 맡아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AC밀란 출신의 레전드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최고 상대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였지만, 나를 가장 귀찮게 했던 선수는 역시 박지성”이라며 옛일을 다시 거론했다. 인터넷의 축구 대표팀 기사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던 박지성 같은 선수가 그립다”는 댓글이 여전히 달린다.
 
박지성은 선수 시절 언성 히어로, 이름없는 영웅이라 불렸다.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에 기여했다. 수원=김상선 기자

박지성은 선수 시절 언성 히어로, 이름없는 영웅이라 불렸다.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에 기여했다. 수원=김상선 기자

다소 멋쩍은 표정으로 “현역 시절 매 경기 열심히 뛰었던 건 사실”이라고 한 박 이사장은 “나를 돋보이게 하려는 욕심은 없었다. 늘 팀이 먼저였고, 팀 안에서 내 역할을 제대로 보여줬는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엄밀히 말하면 ‘박지성이 있어서 경기력이 좋았다’는 말은 옳지 않다. 팀이 추구하는 움직임과 박지성의 플레이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러시아에서 우리 선수들도 팀으로서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에서 축구대표팀 주장 박지성이 골을 터트린 뒤 기성용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8년이 흘러 축구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기성용은 박지성에 대해 최고의 선수이자 동시에 남자로서 완벽하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에서 축구대표팀 주장 박지성이 골을 터트린 뒤 기성용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8년이 흘러 축구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기성용은 박지성에 대해 최고의 선수이자 동시에 남자로서 완벽하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같은 맥락에서 박 이사장은 리더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월드컵은 다른 대회와 견줘 무게감이 큰 대회다. 리더의 어깨 또한 더 무겁다”며 “이변이 없는 한 (기)성용(스완지시티)이가 그 역할을 맡을 거라 본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좋았던 시기와 힘든 시기를 모두 겪은 선수인 만큼, 그 경험들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 도전하는 대표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둔 손흥민(왼쪽)과 박지성(오른쪽). 세월이 흘러 손흥민은 박지성을 넘어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박지성은 자신의 우상이고 따라가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둔 손흥민(왼쪽)과 박지성(오른쪽). 세월이 흘러 손흥민은 박지성을 넘어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박지성은 자신의 우상이고 따라가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피력했다. 박 이사장은 “(손)흥민이는 어린 나이에 프로에 데뷔해 충분한 경험을 쌓았고, 독일 분데스리가에 이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조언할 게 없고, 부상 조심하라는 말 밖에 해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대표팀 유럽 원정 때 ‘밥 한번 먹자’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나보다 돈을 많이 벌지만, 격려 차원에서 시즌 후에 맛있는 음식 한 번 대접하겠다”며 웃었다.
박지성은 2015년부터 JS컵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어린선수들이 다른대륙팀 선수들과 경기를 통해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수원=김상선 기자 수원=김상선 기자

박지성은 2015년부터 JS컵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어린선수들이 다른대륙팀 선수들과 경기를 통해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수원=김상선 기자 수원=김상선 기자

 
이날 박 이사장은 수원 JS컵 19세 이하 국제청소년축구대회 주최자 자격으로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한국 축구의 미래는 유소년에 있다”며 “2015년 이후 JS컵을 꾸준히 개최하는 이유는 어린 선수들이 스타일이 다른 해외 선수들과 경쟁하며 더욱 성장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도 한국 축구가 어린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실력 있는 선수로 키워내는 과정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지성은
출생 : 1981년 2월 25일 전남 고흥
소속팀 : 일본 교토(2000~03), 네덜란드 에인트호번(2003~05, 2013~14), 잉글랜드 맨유(2005~12), 잉글랜드 QPR(2012~14)
우승 경력 : 프리미어리그 4회(2007, 08, 09, 11), 유럽 챔피언스리그(2008)
국가대표 : A매치 100경기(13골), 2002 한일 월드컵 4강,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별명 : 산소탱크, 언성 히어로 
 
수원=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