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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구글차이나 사장 “AI, 미국이 개척했지만 이끄는 건 중국”

리카이푸 중산복 입고 TED 강연
TED 2018 콘퍼런스에 중산복을 입고 등장한 리카이푸 시노베이션벤처스 회장. [사진 TED]

TED 2018 콘퍼런스에 중산복을 입고 등장한 리카이푸 시노베이션벤처스 회장. [사진 TED]

“미국이 인공지능(AI) 발견의 시대를 주도했다면, 중국은 인공지능 실행의 시대를 이끌고 있다.”
 
구글차이나의 사장을 지낸 리카이푸(李開復·57) 중국 시노베이션벤처스(創新工場) 회장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8 TED 셋째 날인 12일(현지 시간) 나와서 한 말이다. 리 회장은 작심한 듯 중국의 국가 예복이라 할 수 있는 중산복(中山服)을 입고 무대에 올라 ‘위대한 중국의 시대’를 역설했다. 세계 지식 나눔의 마당인 TED 행사장에 정보기술(IT) 업계의 거물이 중국 고위 인사들이 공식행사 때 즐겨 입는 옷을 입고 나왔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그가 중산복을 입은 채 대중 앞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중국이 미국과 함께 인공지능 분야에서 21세기 양대 ‘수퍼파워’로서 인류 역사에서 가장 빠른 기술혁명을 선도할 것”이라고 표현했지만, 강연 내용 대부분은 중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사실상 세계 최고임을 역설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중국에서는 현금은 물론 신용카드도 필요 없을 정도로 중국이 21세기 모바일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구체적 통계까지 내세워 TED 관중을 압도했다. “2017년 중국의 모바일 거래액은 18조8000억 달러(약 2경100조원)에 달하며,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인 12조9000억 달러(약 1경3800조원)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모바일 거래에 수수료는 거의 없고, 그 덕에 노점상 거래까지 포함해 7억 명의 중국인이 모바일 거래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중국 기업인들은 엄청난 데이터를 모을 수 있고, 이는 곧 중국에서 인공지능이라는 ‘로켓 엔진의 연료’가 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덕분에 드론과 인공지능번역·음성인식 등 인공지능과 관련한 대다수의 분야에서 중국 기업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중국 IT기업이 급성장한 원인 중 하나로, 전쟁터처럼 살벌한 경쟁을 꼽았다. 그는 “중국 기업인들은 글래디에이터(고대 로마시대 전사)처럼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다”라며“일주일에 6~7일을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9시에 퇴근할 정도로 열심히 일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1세기 인공지능의 핵심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 기능의 원리를 보여주며, 미국의 현직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얼굴과 목소리를 이용하는 자신감도 보여줬다.
 
강연장 대형 스크린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와 영어와 중국어로 “인공지능으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은 아주 위대한 일이다”라고 말을 했다. 물론 둘 다 진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리 회장이 인공지능으로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리 회장은 타이완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성공 가도를 달린 ‘아메리칸 드림’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 학부를 거쳐 카네기멜론대에서 음성인식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구글에서 구글차이나의 사장까지 올랐다. 2009년 구글을 떠난 뒤 베이징 중관춘에서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중국 스타트업들에 전수하고 투자하는 시노베이션벤처스를 시작했다. 
 
밴쿠버=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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