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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부는 남북 관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될까

북핵 리스크 완화에 들뜬 증시
18일 코스피 지수가 북한발 호재로 1% 넘게 올랐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3500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였다. 지수 상승을 확인한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활짝 웃고 있다. [사진 한국거래소]

18일 코스피 지수가 북한발 호재로 1% 넘게 올랐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3500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였다. 지수 상승을 확인한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활짝 웃고 있다. [사진 한국거래소]

남북 관계의 훈풍이 국내 증시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6.21포인트(1.07%) 오른 2479.98로 마감했다. 지난달 22일(2496.02)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다. 남북 경제협력이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에 개성공단 관련주와 현대건설 등 건설·시멘트 업체의 주식이 크게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오전 상승세로 출발해 한때 906까지 올랐다. 하지만 오후 들어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전날보다 7.9포인트(0.88%) 내린 893.32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 증시가 해외 주요 증시보다 낮게 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북핵 리스크는 그동안 한국 증시의 대표적인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최종 비핵화까지 아직 불확실한 요소는 많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나오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 관련 소식은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며 “단기적으로 증시에 기복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일정 부분 해소하는 호재가 될 수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 이틀간 3000억원 넘는 ‘팔자’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사흘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35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조원 넘게 한국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은 올 1분기 6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4월에는 순매수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국의 신용위험도 한 달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7일(현지시간) 0.472%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약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이다. CDS 프리미엄의 하락은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의 부도 가능성 또는 신용위험이 낮아졌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판단할 때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하는 방식을 자주 사용한다. PER은 주가 수준을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예컨대 A기업의 주가가 1000원이고, 주당 순이익이 100원이라면 PER은 10배가 된다. PER이 낮을수록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는 뜻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의 PER은 이달 중순 11배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반면 모건스탠리캐티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증시 지수의 PER은 19배로 한국보다 훨씬 높았다. 한국 증시가 세계 증시보다 절반 가까이 저평가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과 세계 증시의 차이는 1년 전보다 더 벌어졌다. 지난해 4월 한국 증시의 PER은 15배, 세계 증시는 20배 수준이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분석한 한국 증시의 PER은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선진국 증시는 물론 중국·인도 등 신흥국 증시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현대차와 SK텔레콤 등은 비슷한 업종의 미국 기업보다 PER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2018년 4월 현재 코스피는 PER 기준으로 선진국 증시보다 40%, 신흥국 증시보다 27% 정도 할인돼서 거래된다”며 “그 요인 중 가장 비중이 큰 지정학적 위험이 줄어든다면 2018년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기 시작하는 원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의 만성적인 할인 요인으로 ▶경제구조 ▶지정학적 위험 ▶증시 내부 문제의 세 가지를 들었다. 특히 지정학적 위험에 따라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과 변동성이 커지고, 국방비 증가 같은 비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정학적 위험은 물론 제한된 내수시장과 산업경쟁력 약화 같은 경제 구조 문제를 푸는데도 남북 관계의 호전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남북한 경제협력을 통해 남북이 함께 외국인 투자유치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김 연구위원은 “예정대로 회담이 성사되고 그 결과도 좋다면 한반도는 역사적 대변환기를 맞기에 충분하다”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공적인 결과로 원화의 추가 강세 압력이 생기면 외국인의 ‘바이코리아(한국 주식 매수)’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홀딩스의 짐 맥커퍼티 아시아 연구부문장(일본 제외)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남북통일을 말하기엔 이르지만, 시장은 항상 앞서서 기대한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어느 순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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