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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北의 밝은 미래 보장, 볼턴과 심도있게 논의"

 청와대가 4ㆍ27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 ‘종전 선언’에 준하는 항목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꼭 ‘종전(終戰)’이라는 표현이 사용될지는 모르지만, 남북 간에 적대 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합의가 되길 원한다”며 “한반도의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전협정은 1953년 7월 27일 국제연합(유엔)군 총사령관과 북한군 최고사령관, 중공인민지원군 사령관 간에 맺어졌다. 정전협정 상으로는 현재 휴전(休戰) 상태인 한반도에서 종전을 공식화할 경우 이는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한다는 것을 뜻한다. 평화협정은 따라서 북한의 요구하는 체제 보장과 연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종전선언 방식과 관련 “남북은 이미 1991년 불가침 합의를 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부 방북단에) 직접 얘기한 내용도 있기 때문에 이를 (정상회담) 선언에 어떻게 담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태우 정부 때인 1991년 12월 남북은 체제 인정과 상호 불가침을 담은 ‘기본합의서’에 합의했던 만큼 당시와 동어반복이 되지 않으면서도 보다 선명하게 종전을 보여주는 방안을 고민 중임을 시사한다.
 
이 관계자는 종전 선언의 주체로 남북을 우선 꼽았다. 그는 “대한민국이 직접 당사자다. 누가 이를 부인하겠느냐”며 “하지만 남북 합의만으로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될 수 있느냐는 것은 또 다른 의견이 있어서 필요하면 3자, 더 필요하면 4자 간 합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남북에 이어 남ㆍ북ㆍ미→남ㆍ북ㆍ미ㆍ중으로 이어지는 합의를 염두에 둔 말이다.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정전협정 문서에 서명하고 있는 윌리엄 해리슨 2세(왼쪽) 유엔측 대표와 남일(오른쪽) 북한 대표.  [중앙포토]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정전협정 문서에 서명하고 있는 윌리엄 해리슨 2세(왼쪽) 유엔측 대표와 남일(오른쪽) 북한 대표. [중앙포토]

 
청와대는 종전 체제로 가는 로드맵의 대전제인 비핵화에 대해 남ㆍ북ㆍ미가 큰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 미국과 협의한 결과 우리와 북한, 미국이 구상하는 방안에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이루지 못할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비핵화 목표를 어떻게 달성해야 하느냐의 세부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협의가 필요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청와대는 한ㆍ미 간에 비핵화를 견인할 이른바 ‘대북 사전 신뢰 조치’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 사실도 확인했다. 상대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한국 대표단을 만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주미한국대사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한국 대표단을 만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주미한국대사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2일 볼턴 보좌관을 만나 북한이 가진 (비핵화 이후의)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밝은 미래’를 어떻게 보장해줄지 등의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며 “이러한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한ㆍ미 정상회담과 남ㆍ북ㆍ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매파’로 알려진 볼턴 보좌관에 대해 “‘정직한 중재자’로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진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책에 대한 의지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고자 자기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요구하는 체제 보장에 대해 한ㆍ미가 진지한 논의를 진행하게 된 배경은 북한이 변화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정 실장은 “최근 북한의 태도를 높이 평가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일관되게 표명한 자체를 (높이) 평가한다”며 “김 위원장의 방중 때도 특사단 방북 때 했던 언급을 그대로 확인한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보다 현실적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북한이 한ㆍ미 군사훈련을 사실상 용인한 것 등은 굉장히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3월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오른쪽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청와대]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3월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오른쪽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청와대]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지난번 특사단 방북 때 김정은 위원장이 스스로 ‘북한은 남한에 대해 어떠한 군사적 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북한에 대한 구체적 지원 방안이나, 미국이 납득할만한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조치 등에 대해서는 “여러 방안을 연구하고 검토하고 합의하는 과정이다. 다양하게 협의하고 있다고만 말하겠다”며 구체적 설명은 하지 않았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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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