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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칼럼]미국의 ‘Do No Harm’ 정책이 부럽다

미국의 ‘Do No Harm(해를 주지 않는)’ 정책이 부럽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
 
1020세대는 카카오톡 대화나 네이버 검색을 하지 않고 유튜브에서 논다. 최근 와이즈앱이 발표한 한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 앱 4종(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준)의 2년간 소비시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인들이 유튜브를 사용한 시간은 257억분으로 카톡(179억분), 네이버(126억분)를 압도하고 있다. 10대는 검색부터 뉴스시청까지 모두 유튜브에서 해결한다. 가히 갓튜브라고 할만하다. 필자도 유튜브를 자주 애용하다 못해 동영상 시청 전에 봐야 하는 5초 광고를 없애기 위해 매월 월정액을 내고 광고 없는 유튜브를 본다. 광고를 보면 광고비를 받아가고, 광고를 안 보면 이용료를 받아가는 신출귀몰한 경지에 올라선 게 유튜브다. 유튜브는 검색, SNS, 음원, 동영상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멀티플랫폼이 된 탓이다. 한 매체의 분석에 따르면, 유튜브의 동영상 광고 매출은 지난해 1656억원(점유율 38.4%)으로 네이버(484억원), 다음(356억원)을 몇배 차이로 압도하고 있고 올해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법률가로서 필자는 유튜브를 배출했고, 또 다른 유튜브들을 쉴새 없이 양산해 내는 미국 정부의 ‘Do No Harm’ 정책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월 6일 미국 상원이 개최한 암호화폐에 대한 청문회에서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미국상품선물위원장은 “미국 정부가 인터넷의 발전에 대해 해를 주지 않는 정책을 취해 온 것은 의문의 여지 없이 올바른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을 가판대 이론에 따라 섣불리 규제하지 않았고, 필요 최소한으로 사후에 개입하는 입장을 취해 왔다. 이를 통해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이 인터넷 역기능에 대해 법률책임을 지지 않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서비스를 개발해 세계에 진출해 인터넷 공룡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규제환경을 조성해 온 것이다.
 
유튜브도 이러한 ‘Do no Harm’ 규제정책의 수혜자다. 초기 유튜브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몰려든 이유는 바로 다른 곳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영상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수사관할권을 갖는 저작권법 위반 행위가 넘쳐나던 유튜브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불법 콘텐트를 직접 올리는데 개입하지 않은 이상 플랫폼 사업자에게 법적 책임을 지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는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들이 앞다투어 서비스를 개시했으나 이내 사법기관의 압수수색과 형사처분을 받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법률책임에 시달리다 이내 대형 영상콘텐츠 사업자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사이버 역기능의 단속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닌가. 인터넷 사업자에게 정부가 할 일을 대신 전가하고 규제로 압박하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IT 강국이라 외치던 우리가 4차산업 혁명시기에 혁신에서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은 정부의 인터넷 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장벽이 자초한 바가 크다. 인터넷산업을 기존의 전통시장을 디지털 시장으로 혁신시키는 생산기술이자 수출산업으로 보고 내수시장에서 마음껏 실험해 보도록 하는 국가적 철학과 이를 기반으로 한 국민적 합의가 부재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벌어온다는 초대형 온라인 게임도 미래를 지배할 개발자들과 관련 산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자로 봐주기는 커녕 중독물질로 취급해 탄압하는 것이 우리다. 혁신과 전통이 법률전쟁을 벌일 때 정부가 중재자로서 미래를 제시하기보다는 전통시장의 편에 서서 혁신을 탄압해서는 어떤 서비스를 양성해 해외로 진출시킬 수 있을 것인가.  
 
승차공유만 해도 그렇다. 머지 않은 미래에 자율주행기술이 고도화되어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시대로 넘어갈 것이 명백히 예상되고 있다. 세계적인 승차공유 회사인 우버의 기업가치가 70조원이 넘어가고 스스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전세계 운수산업을 지배할 야심을 드러내는 이때에 우리 정부는 아직도 승차공유 업체들을 택시산업을 위협하는 골치덩어리로 바라볼 뿐이다. 지역별, 시간대별 택시 승차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해소하는데 카카오모빌리티, 풀러스 같은 승차공유 업체들은 기여하고 있다. 나아가 머지 않아 다가올 자율주행 운수혁명을 담당할 기업들도 이들이라는데 의문의 여지는 없다. 글로벌 공룡기업들의 놀라운 시장 장악을 보느라면 머뭇거릴 시간도 없는 이때에 정부의 상황인식은 너무나 안일하다. 우리의 논의는 이용료 과금이나 카풀 시간 확대 정도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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