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동사무소 찾아가는 복지, 위기의 네 모녀 지켜냈다

대전시 오정동 복지만두레 회원들이 혼자 사는 주민을 방문해 밑반찬을 전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오정동 복지만두레 회원들이 혼자 사는 주민을 방문해 밑반찬을 전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해 12월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행정복지센터(옛 동사무소)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인데 관리비를 몇달 연체한 세대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받은 오정동 행정복지센터 공태자 맞춤형복지팀장과 직원들은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오정동의 한 아파트. 공장에 다니는 A씨(45·여)가 세 딸과 사는 집이었다. 8년 전 남편이 가출한 뒤 A씨는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빠듯한 살림에다 초·중·고생인 세 딸을 키우느라 관리비와 월세를 체납했다.
 
A씨는 그동안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자신이 복지대상자가 되는지도 몰랐고 어디에다 물어볼 생각도 못 했다.
 
공팀장과 직원들은 A씨를 설득했다. “아이들이 자라서 그대로 사회에 돌려주면 된다”며 A씨가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배려했다. 결국 A씨는 공팀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된 A씨는 자녀 학비와 급식비, 의료비 등을 지원받게 됐다. 대덕구청과 오정동 행정복지센터의 도움으로 한 기업으로부터 장학금도 받게 됐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위기가정’을 구한 것이다.
 
A씨는 “먼저 손을 내밀어줘서 정말 고맙다. 남편과 연락이 두절된 뒤 정말 어려웠는데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오정동 행정복지센터는 지난해 10월부터 소외된 계층을 직접 찾아 나서는 사업을 하고 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이나 최근 충북 증평 모녀사건과 같은 일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오정동은 주민 1만6000여 명 가운데 독거노인과 한 부모 가정 등 사회복지대상 수급자가 1300여 명에 달한다. 다른 지역과 달리 공공 임대아파트도 없어 생활이 어려운 주민을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
 
직원들은 우선 오정동에 있는 5개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의 협조를 받아 관리비를 연체한 세대를 찾았다. 장기간 방치된 가정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해서 A씨 가족을 포함해 아파트 관리비를 체납한 8가정을 확인했다. 대부분 실직이나 사업실패로 형편이 어려워진 집이었다. 당장 관리비를 낼 여력이 없는 세 가정에 300만원을 지원했다.
 
오정동에는 통장으로 구성된 ‘우찻사기동대(우리가 찾아가요, 사랑합니다)’가 운영 중이다. 동네 터줏대감인 통장을 통해 독거노인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받고 있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복지만두레’는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에게 정기적으로 반찬과 생활용품을 전달하며 안부를 묻고 ‘이상’이 발견되면 곧바로 행정복지센터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다.
 
오정동 행정복지센터는 센터와 인근 새마을금고, 신협 등 3곳에 희망우체통도 설치했다. 신분 노출을 꺼리는 복지서비스 대상자가 자신의 처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접수된 내용을 통해 주민의 상황을 파악한 뒤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오정동 행정복지센터 정영주 동장은 “아직도 정부와 자치단체의 도움을 기다리는 주민이 많기 때문에 먼저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bh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