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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월드컵 마지막 관문, ‘캡틴’이 열었다

여자 아시안컵에서 3골을 터뜨려 한국의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조소현. [뉴시스]

여자 아시안컵에서 3골을 터뜨려 한국의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조소현. [뉴시스]

본 샹스(Bonne Chance).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주장 조소현(30·아발드네스)이 한동안 휴대전화 배경화면에 적어두었던 문구다. 프랑스어로 ‘행운을 빌어’라는 뜻인데, 내년 6월 여자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리는 프랑스에 가고 싶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조소현 등 태극 여전사들이 험난한 과정 끝에 프랑스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17일 요르단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5~6위 결정전에서 필리핀을 5-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아에 주어진 5장의 월드컵 본선진출권의 마지막 한 장을 손에 넣었다. 2015년 캐나다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고비를 넘으면 또 다른 고비가 나타났다. 한국은 지난해 4월 여자 아시안컵 예선에서 북한과 한 조에 편성돼 평양으로 원정을 다녀왔다. 평양은 처음이었던 여자대표팀은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5만여 북한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골 득실 차로 조 1위가 돼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본선에서 호주·일본 등 강팀과 같은 조에 묶었고, 이들과 연거푸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골 득실에서 밀린 한국은 조 3위가 되면서 5~6위 결정전까지 치러야 했다.
 
목표를 이룬 선수들은 모두 환하게 웃었다. 특히 3골을 합작한 ‘캡틴’ 조소현(2골)과 ‘에이스’ 이민아(27·고베아이냑, 1골)의 표정이 밝았다. 2015년에도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던 조소현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줘 기뻤다. 동료들이 잘 도와줘 좋은 골도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7년 아시안컵 예선 대만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조소현은 어느새 112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공격에도 일가견이 있다. 대표팀에서 전술의 핵이자 정신적 구심점이다 보니 ‘여자 박지성’으로 통한다.
 
2015년 동아시안컵을 통해 ‘얼짱 공격수’로 주목받았던 이민아는 “외모보다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다짐을 그라운드에서 증명해내고 있다. 이젠 대표팀에서 주축 공격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조소현은 노르웨이, 이민아는 일본에 진출해 활약 중이다.
 
특히 이번 여자 아시안컵에서 조소현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활발하게 뛰어다녔다. 또 이민아는 감각적인 움직임과 골 결정력을 동시에 모습을 보여줬다. 둘은 나란히 3골씩 터뜨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그런 가운데 한국 수비진은 4경기 연속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 골도 내주지 않고 5위를 한 것이다. 윤덕여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은 “무실점 경기를 한 게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소득”이라고 자평했다.
 
두 사람의 시선은 이제 본선으로 맞춰졌다. 2회 연속 본선 출전인 조소현과 달리, 이민아는 2015년 월드컵 때는 내부 경쟁에서 밀려 출전하지 못했다. 첫 월드컵 본선 무대를 꿈꾸는 이민아는 “선수라면 월드컵에 나가고 싶은 건 당연하지 않겠나”라며 “두 번째 기회가 왔다. 월드컵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소현은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이번 대표팀 멤버가 내년 월드컵에 간다는 보장은 없다”며 “이제부터 다시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준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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