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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몰린 머스크 반성문 “과도한 공장 자동화는 실수였다”

머스크가 완전 자동화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포기했다. 그의 로봇에 대한 집착이 테슬라 위기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포토]

머스크가 완전 자동화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포기했다. 그의 로봇에 대한 집착이 테슬라 위기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포토]

인간의 능력 과소평가 로봇 제거할 것
“상황이 심각할 땐 집에 가서 샤워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공장에서 잡니다. 소파가 너무 좁아서 진짜 바닥에서 잤어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지난 몇 달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런 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혁신의 아이콘 머스크를 공장 바닥에서 자게 한 것은 모델3의 생산 지연이다. 테슬라의 첫 보급형 전기차, 모델3가 지난해 여름 출시됐을 때 소비자는 환호했다. 최저 3만5000달러라는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전 세계 소비자 40만 명이 계약을 했다.
 
그런데 공장에서 차를 만들지 못했다. 머스크 스스로 ‘생산 지옥’이라 부를 정도로 생산 지연은 심각하다. 애초 머스크는 2017년 연말부터 주당 5000대를 생산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후 올 3월, 다시 6월로 목표달성 시기를 미뤘다. 그는 올 1분기 주당 2500대를 생산하겠다며 목표를 조정했지만 실제로는 1분기 총 생산량은 9285대에 그쳤다.
 
생산 지옥을 만든 건 머스크가 생산라인에 도입한 로봇이었다. 머스크는 모델3 공장을 완전 무인화·자동화하겠다며 첨단 로봇을 과감하게 배치했다. 그는 로봇을 사랑했다. 모델3 생산라인에 설치된 수백 대의 로봇군단에 ‘에일리언 드레드노트(Alien Dreadnought)’이란 별칭을 붙여줬다. 드레드노트는 20세기 초 영국이 건조한 신개념 전함으로 다른 나라 해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이 로봇군단이 툭하면 말썽이었다. 시스템 오류 발생으로 공장 전체가 멈춰버리곤 했다. 게다가 로봇은 너무 비싸다. 인건비는 줄였지만 로봇에 드는 초기 투자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데다 유지비용도 만만찮았다.
 
투자업계의 비판이 이어졌다. 금융전문분석업체 번스타인의 막스 워버튼 연구원은 지난달 말 CNBC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로봇과 잘못된 사랑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 빌라스캐피탈매니지먼트의 존 톰슨 CEO는 “머스크가 마법을 부리지 않는 한 테슬라는 4개월 안에 파산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씨티그룹은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한단계 낮췄고, 무디스 역시 테슬라 신용등급을 B2에서 B3로 강등했다.
 
테슬라가 지난해 선보인 보급형 전기차 모델3.

테슬라가 지난해 선보인 보급형 전기차 모델3.

머스크는 쏟아지는 비판을 농담으로 받아넘기려 했다. 지난 1일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파산’이라고 적힌 팻말을 든 사진과 함께 “슬프게도 테슬라가 완전히 파산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만우절 거짓말이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썰렁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일 테슬라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면서 “올 2분기 지속가능한 생산수준은 2000대를 밑돌 것이다. 우리는 모델3 생산량을 주당 1400대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목표 주가도 현재(16일 290.06달러)보다 30% 넘게 낮은 195달러를 제시했다.
 
머스크는 13일 방송된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솔직하게 문제를 인정했다. 로봇이 생산속도를 늦추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 우리는 미치도록 복잡한 네트워크를 컨베이어벨트에 깔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것들을 모두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4일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의 트윗에 답하면서 이를 다시 한번 언급했다. “테슬라의 과도한 자동화는 실수였다. 정확하게 말해서, 나의 실수다. 인간을 과소평가했다.”
 
그는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테슬라는 16일 직원들에게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3 생산라인 가동을 4~5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 가동 중단이다. 테슬라 대변인은 “자동화를 개선하고 병목현상을 해결해 생산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가동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시행착오 끝에 완전 자동화의 꿈은 포기했지만 일론 머스크는 여전히 자신감을 드러낸다. 그는 1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수익을 낼 것이고 현금 흐름도 긍정적이기 때문에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집투와 페이팔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잇달아 창업해 31살에 억만장자가 됐다. 이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002년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2003년 전기차 테슬라를 세웠다. 태양열 에너지 회사 솔라시티를 창업하고, 터널 굴착회사 보링컴퍼니에도 약 1억 달러를 투자했다. ‘화성 식민지화’와 ‘우주 인터넷망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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