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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벌어 김정은에 상납…BBC "北 해외노동자는 현대판 노예"

 “여기선 ‘사람’이 아니라 ‘개’다. 굴욕적인 상황을 견뎌야 한다(eat dirt).”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한 북한 노동자가 한 말이다. 영국 BBC 탐사보도 프로그램 ‘파노라마’팀은 이처럼 러시아, 폴란드, 중국 등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을 심층 취재해 영상 일부를 1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BBC는 이들 북한 노동자들을 '현대판 노예(modern-day slavery)'라고 표현했다.   
 
방송에 따르면 해외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근무지에서 먹고 자며 쉼 없이 일한다. 폴란드에서 일하는 한 북한 노동자는 “어떤 휴식도 허락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폴란드 북서부 슈체친에서 북한 노동자를 감독하는 한 감시관은 BBC에 “이들에겐 무급 휴가는 허락되지만, 공기 마감이 다가오면 휴식도 없이 일한다. 8시간만 일하고 집으로 가는 폴란드 사람과 달리 할 수 있는 한 오래 일한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폴란드, 중국 등서 머무르는 북한 노동자는 15만 명에 달한다. 폴란드 조선소에는 약 800명의 북한 노동자가 용접공 등으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연합(EU)에서 북한의 해외 강제노역을 연구한 네덜란드 출신 법학 교수 클라라 분스트라는 2014년 폴란드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던 북한 노동자가 화재로 사망하기 직전까지 하루에 최소한 12시간 이상 일을 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송에 따르면 특히 이들 벌이 대부분은 북한에 보내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호화로운 생활(lavish lifestyle)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러시아에서 일하는 한 북한 노동자는 그와 동료들이 수입의 대부분을 ‘캡틴’으로 알려진 중개자를 통해 북한에 넘긴다고 방송에 말했다. 그는 “일부는 ‘당 자금’이라 하고, 일부는 ‘혁명 자금’이라 한다. 이 돈을 조달할 수 없는 사람들은 해외에 머물 수 없다”고 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 액수는 한 달에 1만5000루블(약 26만원)가량이었는데, 현재 두 배로 늘었다는 게 이들 증언이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이 자금이 “김(정은) 일가의 사치나 핵·미사일 개발 등에 쓰인다”고 말했다.  
 
앞서 1월 CNN도 러시아 건설현장서 노예 같은 생활을 하는 북한 노동자의 실태를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버는 돈의 80%는 김정은에게 직송된다. 유엔은 이 돈이 연간 5억 달러(약 53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해 12월 2019년까지 북한 노동자를 모두 본국으로 송환하는 내용의 대북 제재 결의안 239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지만 실효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시 CNN은 “얼마나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 등에 있는지 파악이 안 된다”며 “그들의 송환을 보장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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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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