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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브라질의 룰라, 감옥에서 지지세력 규합 택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이 택한 '죽어서 사는 길'이 그를 살려내는 것일까. 
 
부패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은 룰라 전 대통령(2003~2010 재임)이 망명 대신 수감되는 길을 택했음에도, 지지율은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룰라 전 대통령 [연합뉴스]

룰라 전 대통령 [연합뉴스]

룰라, 감옥에 갇혔지만 여전히 지지율 1위 달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지난 11~13일 4194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31%로, 올 초 37%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떨어졌지만 지난해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선 이후 변함없는 1위다. 최고의 경제 호황을 누렸던 룰라 시절에 대한 향수, 미셰우 테메르 현 정권의 심각한 부패가 속속 드러나며 테메르 대통령의 지지율이 5% 이하로 떨어진 점 등이 그의 인기 동력이다. 
 
2위는 15%의 지지율을 기록한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이 차지했으며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 조아킹 바르보자 변호사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룰라의 대선 출마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여러 외신의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룰라의 인기는 다른 정치인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도 “그의 변호팀은 상고 절차가 끝나기 전 그를 구속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룰라가 10월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고 보도했다. 포린폴리시 또한 “룰라는 여전히 브라질에서 ‘최고의 정치인’으로 여겨지지만, 그가 만약 풀려난다 해도 대선에 나가기는 어려워보인다"고 전망했다.  
룰라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시위자들. [AFP=연합뉴스]

룰라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시위자들. [AFP=연합뉴스]

'만델라처럼' 망명 거부한 룰라, 지지층 규합에 안간힘
 
부패 혐의로 2심에서도 12년 1개월의 실형 선고를 받은 룰라 전 대통령이 체포된 것은 지난 7일이다. 
 
측근과 지지자들이 망명을 제안했지만 그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룰라가 그의 분신과도 같은 노동자당(PT)이 무너지려는 상황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이런 선택을 했단 해석이 나왔다. "룰라의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가장 큰 패자는 브라질 좌파가 될 것"(NYT)이란 점을 누구보다 그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당에 룰라를 대신할 만한 후보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내밀 수 있는 카드는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으로 꼽히지만, 그의 지지율은 채 2%도 되지 않는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성향이) 비슷하다”(포린폴리시)는 평가를 받는 지지율 2위 보우소나루가 당선될 경우, 좌파 노동자당에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룰라 전 대통령은 수감되기 직전 수천 명의 지지자 앞에서 “이 일은 결코 나를 무릎 꿇릴 수 없을 것”이라며 “나는 더 이상 한 인간이 아닌, 당신들 모두의 염원이 담긴 하나의 ‘신념’이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노동자당(PT)은 이런 그의 선택을 두고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처럼 그는 ‘자유를 위한 저항'을 택했다”고 밝히며 룰라에 대한 지지를 계속 호소하고 있다.  
룰라가 부패 혐의로 수감된 것이 아니라 정치적 박해로 인해 체포됐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만델라'에 비유한 것이다.  
 
룰라의 후계자였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룰라는 정치적 박해의 희생자”라는 표현을 계속 쓰고 있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 있다. 이런 가운데 노동자당 소속 의원들은 자신의 이름 중간에 ‘룰라’를 넣어 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나는 룰라’ 캠페인을 시작하고 나섰다.
룰라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시위자들. [로이터=연합뉴스]

룰라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시위자들. [로이터=연합뉴스]

14명 후보 난립, 브라질 대선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어
 
룰라 투옥은 브라질 정국을 더욱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NYT는 “룰라 지지자들과 반대파들 사이의 충돌이 물리적 폭력으로 나타나고 있고, 언론인들 또한 공격당하고 있다”며 "정치적 급진주의와 폭력이 증가하며 사회가 더욱 큰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현재 브라질의 미래는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 또한 “많은 브라질 사람들이 룰라의 수감을 두고, 그의 출마를 막으려는 현 정권과 우파의 음모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는 앞으로 이어질 부패 관련 조사는 물론 민주주의 제도 자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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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룰라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브라질 국민의 부패수사에 대한 지지여론은 90%가 넘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대선 1차 투표는 10월 7일 치러지며,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8일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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