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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10만원짜리 호텔 뷔페에 빈자리 없는 까닭

특급호텔 뷔페는 시즌·유행에 따라 메뉴와 공간을 바꾸는 발빠른 변화 덕분에 불경기에도 인기다. 사진은 주말마다 만석을 기록하는 르 메르디앙의 뷔페 레스토랑 ‘셰프 팔레트’. [강정현 기자]

특급호텔 뷔페는 시즌·유행에 따라 메뉴와 공간을 바꾸는 발빠른 변화 덕분에 불경기에도 인기다. 사진은 주말마다 만석을 기록하는 르 메르디앙의 뷔페 레스토랑 ‘셰프 팔레트’. [강정현 기자]

뷔페는 호텔 레스토랑에서도 최고의 효자 매장으로 꼽힌다. 호텔 밖에선 고기·해산물·한식 등 여러 가지 주제의 뷔페 식당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짧은 유행 주기에 따라 반짝인기를 누리고 사라졌지만, 특급호텔 뷔페는 꾸준히 인기다. 실제 특급호텔 식음 업장의 매출 중 40~50%가 뷔페 레스토랑에서 나온다.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은 식음 업장 5곳의 매출 중 50% 이상이 뷔페 레스토랑 ‘라세느’에서 발생한다. 4월 예약률이 주중 80%, 1·2부로 나뉘어 운영하는 주말에도 100%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리츠칼튼을 리뉴얼해 새롭게 문을 연 역삼동 르 메르디앙 서울의 뷔페 레스토랑 ‘셰프 팔레트’도 주말마다 226석이 만석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1인당 10만원 안팎인 고가에도 불구하고 호텔 뷔페가 꾸준히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선 ‘발 빠른 변화’를 꼽는다. 프렌치·이탈리안·한식당 등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뷔페는 유행에 따라 음식의 테마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음식을 선보이기에 유리하다.
 
르 메르디앙은 전채·메인·디저트에 어울리는 다양한 와인을 제공한다. [강정현 기자]

르 메르디앙은 전채·메인·디저트에 어울리는 다양한 와인을 제공한다. [강정현 기자]

최근 호텔 뷔페는 파인다이닝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르 메르디앙으로 유럽식 정찬을 즐길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했다. 엔초비·훈제연어 타파스 등 식사 전에 먹는 아뮈즈 부슈를 다양하게 준비하고, 정찬의 완성도를 위해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도 무료로 제공한다. 이동현 총괄 셰프는 “음식이 와인과 함께 어우러졌을 때 풍미는 배가 된다”며 “레드·화이트 와인을 비롯해 까바(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 마데이라(포르투칼의 디저트 와인) 등 전채부터 디저트까지 음식의 맛을 돋워줄 와인을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고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뷔페 레스토랑의 규모는 300석(리츠칼튼 시절)에서 226석으로 줄었지만 매출은 64% 증가했다.
 
더 플라자는 지난 14일 뷔페 레스토랑 ‘세븐스퀘어’를 리뉴얼 오픈하며 직원이 테이블로 음식을 가져다주는 패스 어라운드 서비스를 강화했다. 직원이 웰컴 드링크 및 전채요리, 오늘의 셰프 요리, 디저트를 식사 순서에 맞춰 테이블로 가져다준다. 뷔페의 기본인 셀프서비스 방식을 벗어나 편리하게 전채요리, 메인 메뉴, 디저트 등을 파인다이닝 코스 순서와 동일하게 갖다 주므로 뷔페에서 정찬을 즐길 수 있다.
 
뷔페의 최대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다양한 음식이다. 김용수 세븐스퀘어 총주방장은 “호텔 뷔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보다 음식의 종류가 다양해 가성비가 뛰어나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해운대가 보이는 테라스 좌석을 마련했다. [사진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해운대가 보이는 테라스 좌석을 마련했다. [사진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최근엔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호텔 내 다른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웨스틴 조선호텔 뷔페식당인 ‘아리아’에선 일식당 ‘스시조’의 다양한 스시·사시미·마키, 중식당 ‘홍연’의 북경 오리·딤섬, 양식당 ‘나이스 게이트’의 양갈비와 스테이크 등을 맛볼 수 있다. 롯데호텔 서울 ‘라세느’에선 중식당 ‘도림’의 대표적인 딤섬인 샤오마이를 비롯해 시금치새우교자, 부추새우교자, 소룡포 등을 중국 현지 셰프가 직접 만든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그랜드 키친’은 프렌치 레스토랑 ‘테이블 34’의 부야베스(해산물 스튜), 일식당 ‘하코네’의 장어 덮밥, ‘아시안 라이브’의 수제 후무스와 팔라펠 등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 9개를 돌아가며 선보이고 있다. 더 플라자의 ‘세븐스퀘어’에서는 중식당 ‘도원’의 한방오리찜·게살수프, 일식당 ‘무라사키’의 사시미와 스시·가이세키 메뉴, 이탈리안 레스토랑 ‘투스카니’의 생면으로 만든 파스타 등을 선보인다.
 
유명 해외 셰프의 요리도 뷔페에서 맛볼 수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디저트의 거장 필립 콘티치니를, 올해 2월엔 일본 도쿄의 초밥 전문점 ‘스시 오가타’의 오너 셰프를 초청해 뷔페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시연한 결과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공간 구성도 달라졌다. 과거 더 많은 테이블을 놓기 위해 음식이 있는 곳까지 공간을 산만하게 구성했다면, 최근엔 고객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여유를 추구한다. 더 플라자는 2010년 음식이 진열된 뷔페 스테이션과 식사 공간을 분리한 데 이어, 올해엔 2인 테이블을 늘렸다. 르 메르디앙도 ‘셰프 팔레트’의 식사 공간과 음식 진열 공간을 분리하고, 테이블 간의 간격을 넓혀 파인다이닝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꽉 막힌 실내에서 벗어난 곳도 있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탁 트인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며 미식을 즐길 수 있는 테라스 다이닝 공간을 마련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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