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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독수리도 더 높이 날게 한다

12일 KIA와의 경기에서 첫 승리를 거둔 샘슨을 축하하는 한화 한용덕 감독(왼쪽). [연합뉴스]

12일 KIA와의 경기에서 첫 승리를 거둔 샘슨을 축하하는 한화 한용덕 감독(왼쪽). [연합뉴스]

최근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가수 윤항기의 히트곡 ‘나는 행복합니다’를 응원가로 쓴다. 이 노래를 부르는 한화 팬들은 요즘 무척 행복한 표정이다. 신임 한용덕(53) 감독의 ‘뚝심 리더십’ 속에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2007시즌 이후 10년 동안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김응용·김성근 감독까지 영입해 체질 개선을 시도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화가 내린 결론은 ‘올드보이의 귀환’이었다. 한화에서만 17년을 뛰며 통산 120승을 거뒀던 한용덕 두산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아울러 장종훈(50)과 송진우(52)를 타격코치와 투수코치로 임명했다. 한화 출신 스타들을 데려와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아직 전체 일정의 12.5%인 18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다. 개막 이후 2승6패로 주춤했지만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를 거두며 단독 3위로 올라섰다. 간판 타자 김태균(36)과 핵심 불펜 투수인 권혁(35)·송창식(33)이 빠진 가운데 거둔 성적이라 더 놀랍다.
 
한화 선수단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건 ‘긍정의 힘’ 덕분이다. 한용덕 감독은 부임 한 뒤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27)과 제이슨 휠러(28)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범경기를 마친 뒤 샘슨에 대해 “내가 본 외국인 선수 중 최고”라고 극찬했다. 휠러를 두고도 한 감독은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다. 10승 이상은 무난한 투수”라고 평했다. 하지만 샘슨과 휠러는 초반 6차례 등판에서 1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그래도 한 감독은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두둔했다.
 
샘슨과 휠러의 연봉은 각각 70만 달러(약 7억5000만원), 47만5000달러(5억1000만원)다. 둘의 몸값을 합쳐도 KIA의 에이스 헥터 노에시(170만 달러)의 연봉에 못 미친다. 한용덕 감독이 두 외국인 선수를 칭찬하는 것은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한 감독은 “주변에서 왜 그렇게 외국인 선수들을 칭찬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칭찬이 내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안다”면서도 “그렇지만 선수들이 잘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욕먹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초반 세 차례 등판에서 부진했던 샘슨은 지난 12일 지난해 챔피언 KIA를 상대로 6이닝 동안 8탈삼진·1실점하고 시즌 첫 승을 챙겼다.
 
한용덕 감독은 투수 뿐만 아니라 타자들에게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희생번트가 ‘1개’ 뿐 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한화는 지난해 가장 많은 희생번트(87개)를 댔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은 올시즌 좀처럼 번트 사인을 내지 않는다. 지난 9일까지 하위타순(6~9번) 타율이 0.215에 그쳤지만 강공으로 밀어붙였다. 한 감독은 “번트 지시를 내고 싶지만 꾹 참았다. 나라고 왜 작전을 걸고 싶지 않았겠느냐”고 되물었다.
 
한 감독의 신뢰에 선수들은 달콤한 열매로 화답했다. 타율이 1할대에 머물던 오선진과 최재훈은 지난주 맹타를 휘두르며 2할대 타율에 진입했다. 하위타선이 터지면서 지난주 6경기에선 평균 8득점을 올렸다. 한 감독은 “최근엔 타격전 양상이다. 강공을 통한 대량득점이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감독이 선수들을 믿어주자 더그아웃 분위기도 살아났다. 송광민은 “감독님이 ‘실수해도 된다’고 격려해주니 분위기가 좋다. 질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물론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아직까지 선발진이 정비되지 못했다. 송은범·안영명·이태양·서균 등이 버티는 불펜은 평균자책점 1위(4.14)지만 선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꼴찌(6.88)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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