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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20년 전 빌 게이츠와 달랐다”

지난 10일 상원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AP=연합뉴스]

지난 10일 상원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AP=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33)가 자신의 첫 청문회에 참석했다. 자사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창업자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그의 공손한 태도 역시 이날 화제였다. 
 
 이날 저커버그는 평소 트레이드 마크인 회색 티셔츠 대신 검은색 정장에 단정한 흰색 와이셔츠, 푸른색 넥타이를 입고 나왔다. 또 공화·민주당 상원들에게 ‘님(Sir)’이란 호칭을 쓰고, 이들의 질의에 공손하게 답하는 등 협력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덕분에 “까탈스러운 ‘의회 데뷔전’에서 상당히 선방했다”는 외신 호평도 나왔다.
 
 그런데 20년 전(1998년)에도 비슷한 청문회가 있었다. 장본인은 당시 최대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당시 42세) 회장. 이 청문회는 상원들이 MS의 시장 지배력 남용 여부를 게이츠로부터 직접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저커버그와 게이츠는 ‘당대 최대 IT 기업의 수장’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20년이 떨어진 두 사람의 청문회는 그 양상도, 결과도 달랐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98년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AP=연합뉴스]

1998년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AP=연합뉴스]

 
 NYT가 밝힌 게이츠 청문회의 전말은 이렇다. NYT에 따르면 당시 상원 청문회는 4시간에 걸쳐 열렸다. 내로라 하는 IT 회사 CEO들이 게이츠와 함께 자리했지만 이날 ‘질의’는 게이츠에게 집중됐다고 한다. 
 
 그런데 게이츠의 언행이 상원들의 신경을 건드렸다. NYT는 “게이츠는 (IT 산업에서의) MS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자신의 시간을 할애했다. 마치 자신보다 뒤떨어진 사람들을 가르치려드는(lecturing the less intelligent) 것처럼 보였다”며 “상원들과 타협하거나, 이들을 설득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이어 NYT는 “상원들이 회사(MS)와 관련된 지적을 하면 게이츠는 이를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나까지 말입니까?(What do you mean me, too?)’라고 상원들을 쏘아 붙였다”고 전했다.
 
 MS 임원들의 태도도 불손하긴 마찬가지였다. 추후 MS 최고경영자(CEO)까지 역임했던 스티브 발머(당시 임원)는 자넷 레노 당시 검찰총장을 향해 “신경도 쓰지 않겠다”며 비꼬았다고 NYT는 전했다. 
 
 MS(98년)·페이스북(2018년) 청문회에 모두 참석한 리차드 블루멘털 민주당 상원은 “게이츠의 청문회 당시 MS는 주(州) 정부들이 소송에 나서기 전까지 (주 정부는 물론) 사법부와 대화 자체를 거부했다. 법원 선고 전까지 대화에 벽을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MS의 교만과 불손은 결국 화를 불렀다. 연방정부와 20개 주 정부가 몇 달 뒤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MS를 상대로 소송을 벌인 것이다. 패소를 거듭한 MS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합의금을 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MS는 시장에서의 아성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쟁사인 넷스케이프가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유사한 인터넷 브라우저(넷스케이프)를 출시한 것이다. MS는 빠른 속도로 시장 지배력을 잃었다. NYT는 “게이츠는 불과 몇 년만에 회사 경영권을 잃게 됐다. 이후 자선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상이한 풍경의 두 청문회에 대해 리처드 블루멘털 민주당 상원은 “저커버그가 (MS 청문회를 통해) 배운 역사적 교훈은 바로 연방 정부와 충분한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NYT는 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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