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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아마데우스' 밀로스 포만 감독 별세

밀로스 포만. [로이터=연합뉴스]

밀로스 포만. [로이터=연합뉴스]

영화 ‘아마데우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등으로 유명한 체코 출신 미국 감독 밀로스 포만(사진)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의 병원에서 별세했다. 86세.
 
1932년 구 체코슬로바키아 태생인 포만은 어머니가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숨져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 프라하의 공연예술학교에서 시나리오를 전공, 각본과 연출을 겸하며 60년대 중반부터 영화를 내놓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도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지만 관료제를 풍자한 67년작 ‘소방수의 무도회’는 사회주의 국가였던 모국에선 한동안 상영이 금지됐다. 해외 진출 제안을 받고 있던 포만은 68년 자유민주화 시민운동 ‘프라하의 봄’이 구 소련의 탱크에 진압당한 것을 계기로 미국에 이주했다.
 
할리우드에서 그는 75년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로 큰 호평과 흥행성공을 거뒀다. 켄 키지의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색상 등 주요 부문만 5개의 트로피를 받는 대기록을 세웠다. 교도소에서 환자인 척 가장해서 정신병원으로 이감된 자유분방한 수감자가 병원의 억압적 분위기, 특히 환자들을 교묘하게 통제하는 간호사에 맞서는 이야기다. 수감자와 간호사를 연기한 잭 니콜슨, 루이즈 플레처는 각각 남녀주연상을 받았다.
 
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중앙포토]

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중앙포토]

84년작 ‘아마데우스’는 한국을 비롯,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포만의 명성을 더욱 탄탄히 했다. 피터 쉐퍼의 희곡을 바탕으로, 비범한 천재이자 권위를 조롱하는 음악가 모차르트를 경쟁자이자 평범한 재능의 소유자였던 살리에리의 시선을 통해 그려낸 작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무려 8개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살리에리를 연기한 F 머레이 에이브라함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흥행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포르노 잡지 발행인을 통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역사적 소송을 다룬 ‘래리 플랜트’는 97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았다. 전설적인 코미디언 카우프만의 삶을 다룬 ‘맨 온 더 문’은 2000년 짐 캐리에게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안겨줬다.
 
감독으로서 사실상 마지막 작품은 하비에르 바르뎀, 나탈리 포트만이 주연한 ‘고야의 유령’(2006). 체코 시절부터 연기를 했던 그는 크리스토프 오노레 감독의 프랑스 영화 ‘비러브드’(2011)에서 주연을 맡는 등 배우로도 활동했다. 70년대 중반부터 미국 컬럼비아대 영화과 교수를 지냈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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