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인사 물갈이부터 향판 추진까지…‘김명수 사법부’의 200일

김명수(59·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이 13일로 취임 200일이 됐다.
지난해 9월26일 16대 대법원장으로 취임식(임기는 9월25일 시작)을 가진 김 대법원장은 ‘변화와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방안 모색에 주력했다. 법원 독립, 전관예우 근절 의지도 피력했다.  
이런 기조 하에 김 대법원장은 지난 200일간 연쇄적 물갈이 인사, 법원행정처를 비롯한 조직개편, 판사 뒷조사 의혹 조사 등 주요 현안을 이끌었다.  
법조계에선 김 대법원장의 개혁 행보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법원 내부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노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많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13일로 취임 200일을 맞았다. 발언하고 있는 김 대법원장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13일로 취임 200일을 맞았다. 발언하고 있는 김 대법원장 [연합뉴스]

◇인적 물갈이…머리와 입, 칼 교체
‘우리법ㆍ국제인권법 연구회’ 회장 출신인 김 대법원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인사에 손을 댔다.  
전국 판사의 승진ㆍ평가 등을 총괄하는 인사총괄심의관에 김영훈(43ㆍ30기) 판사를 앉혔다. 그는 인권법연구회 소속이다.  
이어 법원행정처 인사도 발표했다. 신임 처장으로는 안철상(61ㆍ15기) 대법관이 임명됐다. 안 대법관은 김 대법원장이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한 사람이다. 
새로 임명된 박진웅(46ㆍ31기) 공보관은 ‘인권법’ 소속이며, 김흥준(57ㆍ17기) 신임 윤리감사관은 ‘우리법’ 회장 출신이다.  
‘김명수 사법부’의 머리(법원행정처)와 입(공보관), 칼(윤리감사관)을 측근으로 채운 셈이다.  
관련기사
이어 2월 정기인사를 통해 ‘사법부 블랙리스트’ 민중기(59ㆍ14기) 추가조사위원장을 서울중앙지법원장에 임명했다. 평판사 인사에서도 주요 자리에 인권법 또는 우리법 출신을 포진시켰다.
또 김 대법원장의 우군으로 평가된 ‘전국법관회의’는 법원 내 정식 회의기구로 격상시켰다.  
‘우리법ㆍ인권법’ 소속 법관에 대한 특혜 내지 중용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통합의 사법부’를 만들기 위한 청사진 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명수 대법원장(왼쪽)과 대법원 전경(오른쪽)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왼쪽)과 대법원 전경(오른쪽) [연합뉴스]

◇블랙리스트 파문…전ㆍ현직 대법원장 동시 수사  
전임 대법원장 임기 말에 불거진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규명도 계속 이끌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법원행정처가 특정 성향의 판사들을 감시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이다.  
 
지난해 4월 1차 진상조사 결과에서는 사실무근으로 나왔다. 지난해 9월 김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올해 1월까지 진행된 2차 조사에서도 특정 판사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내용의 블랙리스트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법원행정처가 법관 동향을 수집한 정황이나 청와대와 특정 재판을 두고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담긴 문건이 나오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다. 현재 3차 조사가 진행 중이며 특별조사단은 최근 의심스러운 파일 406개를 추려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원 내에선 “조사단이 사법부 내에 사찰 분위기를 조성하지는 말라"(김태규 부장판사)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반발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은 고발로도 이어진 상태다. 서울중앙지검은 블랙리스트 의혹 재조사가 위법하게 진행됐다는 이유로 김 대법원장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한 시민단체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다며 고발한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한 바 있다. 전ㆍ현직 대법원장이 한꺼번에 수사 대상이 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9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올해 첫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9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올해 첫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황제노역’ 불렀던 향판 부활 논란
최근 떠안게 된 과제는 향판(鄕判ㆍ지역법관) 제도다.
‘권역법관제’라는 이름으로 4년 만에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판사 모임인 법관대표회의는 지난 10일 “한 지역에 장기 근무하는 권역별 법관제도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대법원장에게 건의했다.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사건을 제대로 재판하려면 한 곳에서 오래 일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지금은 판사들이 2~3년마다 법원을 이동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역법관 제도는 일본을 제외한 선진국에서 널리 활용하고 있는 제도로, 법관의 독립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정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판사가 특정 지역에서만 근무하는 제도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4년 광주지법이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게 일당 5억원의 노역장 유치를 선고한 이른바 ‘황제 노역’ 사건으로 향판과 지역 기업 간 유착 논란이 생기면서 폐지됐다.  
김명수 대법원장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연합뉴스]

◇몰려오는 과거 정부 사건…앞으로 과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피고인의 1심 판결이 속속 선고되면서 결국 올해 하반기부터는 대부분의 사건이 대법원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사건도 1심 재판에 돌입한 상황이다.
 
‘병역거부자 처벌’ 문제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사건’ ‘동성혼 허용’ 등 사회 각계에서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하는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도 관심사다.
 
사법개혁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연간 4만건이 넘는 상고심 사건의 적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법조일원화와 평생법관제 정착을 통해 경험 많은 판사 수를 늘려 하급심에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관예우 근절방안 마련도 관심사다. 김 대법원장은 전관예우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았던 기존 사법부 입장에서 벗어나 실태를 면밀히 조사해 효율적인 근절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