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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자발찌 신속대응팀, 미국은 1명당 8명 한국은 71명

외국은 어떤가
 
우리나라에선 ‘전자발찌’라는 용어로 통용되는 전자감독제도의 도입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일종의 ‘이벤트성’에 가까웠다. 법안이 발의된 계기는 2004년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으로 성폭력 살인사건을 엄단하라는 요구가 커지면서다. 이듬해 국회에서 ‘특정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그러다 2006년 용산 초등학생 살인사건을 계기로 이듬해에 관련법이 제정됐고, 2008년 9월 시행됐다. 성폭력 살인이라는 ‘방아쇠 사건’(triggering event)을 계기로 대중의 열화 같은 엄벌 요구에 국회가 이전엔 없던 새로운 형태의 징벌수단으로 전자발찌를 제시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전자감독제도는 성범죄자에 대한 감시와 징벌을 위해 태어난 것이었다.
 
유영철 사건 뒤 ‘이벤트성’ 법안 발의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자감독제도를 도입한 곳은 미국 플로리다주였다. 주정부는 1984년 교도소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가석방 대상자와 경미한 범죄자에게 위치추적용 전자장치를 부착해 가택에 구금하면서 재소자들이 집 밖으로 벗어나지 못하도록 감시했다. 그러다 90년대 미국이 전국적으로 범죄·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교정시설 수감 인원이 대폭 늘어났고, 재정적 부담이 커지자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가택구금, 지역사회 기반 재사회화 프로그램 등 교정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활용됐다. 당시 만기 출소를 앞둔 재소자를 두 달 전에 가석방해 지역사회 치료센터로 보내 치료와 교육을 받고 사회로 복귀하도록 돕는 재사회화 프로그램과 연계해 그 기간에 전자발찌로 감시했던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평가되면서 이후 기소유예, 일반 보호관찰, 기소 전 피고인 등으로 범위가 확산됐다.
 
많은 서구 국가가 보호관찰자, 경미한 범죄자의 가택구금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제도는 도입했으나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편이다. 독일과 스웨덴의 경우 6개월 미만의 실형을 선고받은 수감 대상자들을 시설 대신 가택구금하는 대체구금 형태로 활용한다. 프랑스는 인구 1만2000명당 한 명꼴, 스위스·포르투갈·네덜란드·스페인·폴란드·오스트리아 등 많은 국가가 인구 1만 명당 한 명꼴로 활용도가 높지 않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프랑스·스위스 등은 활용도 높지 않아
미국에선 2005년 플로리다주에서 9세 여아의 납치·강간·살인 사건이 벌어진 이후 성범죄자에 대한 사후 관리 여론이 높아졌다. 이에 12세 이하 아동 대상 성범죄자는 최소 2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고 출소 이후 평생 전자감독장치를 착용하는 의무를 주법으로 법제화했다. 이후 연방 차원에서도 모든 주가 성폭력 전과자에 대해선 전자감독하도록 의무화했다. 대부분 주에서 성범죄자는 출소 후 평생 전자장치 부착이 의무화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조지아주는 성적으로 위험한 사람으로 간주되면 재범의 위험성 여부를 묻지 않고 평생 전자감독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일부 주에서는 전자장치를 부착한 사람이 일정 반경 안에 들어가면 인근 사람들에게 성범죄자가 근처에 있음을 신호로 알려주는 기능을 부가하기도 하는 등 강력한 예방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영국은 1991년 전자감독을 시작한 이후 2004년부터 성범죄자와 보호관찰대상자들을 감독 대상자에 포함시켰고, 2005년부터는 테러용의자의 가택구금을 감시하는 데에도 활용하는 등 강력범죄에도 활용하고 있다. 영국에선 위치추적(GPS) 방식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자발찌를 한 범죄자들이 외부로 나갈 수 없다. 철저하게 가택구금을 하는 장치로 활용하며 외부로 벗어날 경우 추적전담과가 곧바로 대응하게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발찌는 대상자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해 범죄를 예방하는 수단일 뿐 대상자의 행동을 파악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데도 국민은 그들의 행동까지 통제할 수 있다고 기대해 힘들다”고 말한다. 전자감독제도는 전자발찌뿐 아니라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 심리치료와 병행하는 등 관련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인프라가 취약해 효과를 보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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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대상자 행동 파악, 통제엔 한계”
실제로 법무부가 1990년대부터 검토에 들어갔던 전자감시제도는 가택구금과 같이 다른 나라에서도 활용하고 있는 일상적 교정 업무의 범주 안에 있었다. 하지만 인권침해 등의 문제로 논의 자체가 진전되지 않다가 다른 나라들에선 일정 기간 벌였던 시범사업조차 없이 성범죄에 대한 징벌적 감시 장치로 전격 채택됐다. 그러다 보니 관련 인프라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이벤트 효과로 밀어붙인 것이다.
 
전자감독제도는 시설 구금보다 비용이 적게 들지만 그래도 체계화된 운영시스템이 필요하다. 선진국의 경우 보호관찰관 1인당 전자감독 수는 10명 이하다. 스웨덴은 평균 5명 정도다. 이에 비해 한국은 18.4명에 이른다. 또 전자발찌를 하고 외부로 나갈 수 있는 GPS 장치를 활용하는 국가들은 관제인력을 갖춰야 한다. 미국은 관제인력 1인당 100건 이하를 관리하며 독일은 19명이다. 한국은 평균 331명이다. 또 범죄인 감시를 맡은 신속대응팀의 경우 미국과 네덜란드 등은 직원 1인당 관리대상자가 8명대다. 한국은 71명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전자감독을 벗어난 도망자들을 추적하는 전담부서와 사회  복귀, 재범률 완화를 위한 심리치료 부서를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엔 없다.
 
전자감독제도의 효과성을 분석했던 김대진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전자감시 대상자들의 성폭력 재범률이 늘어나는 것은 기존엔 주로 가석방 조건으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반면 이젠 80% 정도가 형기 종료 후 착용하기 때문에 불만이 높아진 것도 원인이라며 사후 지도감독 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선희 선임기자 su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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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