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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TED]"지상에 있는 열 붙잡아 영하 270도 우주로 쏜다"

‘영하 270도 우주 온도를 에너지로’-세계 아이디어의 경연장 


스페이스X의 상업용 로켓 우주여객선이 뉴욕을 출발해 39분만에 상하이에 도착하는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스페이스X 동영상 캡처]

스페이스X의 상업용 로켓 우주여객선이 뉴욕을 출발해 39분만에 상하이에 도착하는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스페이스X 동영상 캡처]

 
뉴욕~상하이 39분 만에 주파하는 로켓 여객선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부두에서 승객 100여 명을 실은 여객선이 출발한다. 목적지는 부두에서 5㎞ 떨어진 바다 위 초대형 바지선. 여객선에서 내린 승객들은 바지선 위에 세워져 있는 106m 높이의 거대한 로켓에 옮겨탄다. 잠시 뒤 지구 상공 300㎞까지 포물선을 그리면 올라간 로켓은 다시 하강을 시작한다. 로켓이 도착한 곳은 중국 상하이. 소요시간은 단 39분이다. 일반 제트여객기 속도의 약 27배에 해당하는 시속 2만7000㎞로 눈 깜짝할 사이에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그윗 숏웰 사장이 지난 11일 TED 2018 행사장에 나와 강연 중 보여 준 동영상이다. 로켓을 이용한 상업용 우주 여객선 구상이다.  
스페이스X가 계획 중인 저궤도 로켓우주여객선은 지구촌 어디든 여객기의 27배 속도로 날아가 한시간 안에 목적지에 내려준다. [스페이스X 동영상 캡처]

스페이스X가 계획 중인 저궤도 로켓우주여객선은 지구촌 어디든 여객기의 27배 속도로 날아가 한시간 안에 목적지에 내려준다. [스페이스X 동영상 캡처]

 
지난 10일 캐나다 밴쿠버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18 TED 콘퍼런스는 ‘놀라움의 시대(The Age of Amazement)’라는 올해 주제에 걸맞게 고정관념을 깨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지구촌 주요 국가 도시를 한 시간 내에 이어주는 로켓 우주여객선 뿐 아니라, 우주의 찬 기온을 이용해 지구를 식히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방법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연구들이 소개되고 있다.
 
상업용 로켓 우주여객선 계획은 지난해 9월 발표한 것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일론 머스크 회장이 종종 해온 ‘던져보는 차원’의 구상 정도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그윈 숏웰 사장이 TED 강연에 다시 이 구상을 들고나와 “향후 10년 안에 현실화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본격적으로 화제가 됐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재활용 로켓에 이어 지난 2월 27개의 로켓엔진을 단 역대 최대 크기의 ‘팰컨헤비로켓’시험 발사에 성공하면서 계획에 한 발짝씩 다가서고 있다.
 
동영상과 함께 설명을 들은 크리스 앤더슨 TED 대표는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멋지긴 하지만 미친 짓이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의 땅으로 미사일이 떨어진다고 생각해봐라…”라며 말을 더듬었다. 숏웰 사장은 “아니다. 분명히 현실화할 것이다. 민간로켓이 공군기지에서 발사되는 걸 예전엔 상상할 수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관객들의 환호성과 박수가 이어졌다.
아스왓 라마 박사가 적외선을 이용한 냉방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TED]

아스왓 라마 박사가 적외선을 이용한 냉방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TED]

 
영하 270도 우주 공간 온도 이용해 냉방
12일 강연에는 미국 벤처기업 스카이쿨시스템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아스왓 라만 MIT 교수가 냉방을 위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더불어 지구 온난화도 막을 수 있는 획기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구 위의 물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방출하고 있는데, 그 적외선 중 일부 파장은 대기권을 뚫고 우주까지 올라간다는 원리를 이용했다. 라만 교수는 이 적외선 파장을 이용해 지상에 있는 열을 붙잡아 영하 270도의 우주 공간으로 쏘아버리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의 2층 건물에 장치를 설치해 실험했더니 연간 전기사용량의 21%를 줄일 수 있었다.
  
그는 “미국 에너지 생산량의 14%가 에어컨과 냉장고 등 냉방에 쓰이고 세계 탄소배출량의 10%가 에어컨과 냉장고에서 나온다”며 “스카이쿨시스템의 기술은 전기 생산에 드는 에너지도 줄일 수 있고, 온실가스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아스왓 라만 박사의 냉방 원리는 지구와 우주의 온도차와 적외선 파장을 이용한 것이다. [사진 TED]

아스왓 라만 박사의 냉방 원리는 지구와 우주의 온도차와 적외선 파장을 이용한 것이다. [사진 TED]

 
인류 운명 거머쥔 바다 수심 200~2000m 지역 
바다 수심 200~1000m 지역이 지구 온난화 방지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에 연구와 보존이 절실하다는 연구도 소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의 민간연구소 우드홀오션그래픽인스티튜트의 하이디 소식 박사는 11일 강연에서 햇빛의 극히 일부만 도달한다는 수심 200~1000m의 소위‘트와일라이트(twilight) 존’에 대해 소개했다.  
 
소식 박사는 “바다 어류 수백만 종의 고향이면서 어류 사체의 90%가 몰려있는 것으로 최근 밝혀진 이 지역은 식량 안보와 지구 온난화 문제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는 앨퉁이라는 이름의 심해어가 최대 수천조 마리 이상 서식하고 있다”며 “이들은 먹이 사냥을 위해 낮과 밤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심해로 가져가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최근 조업기술의 발달로 이들 심해어가 사는 지역까지 인간이 발을 뻗칠 경우, 지구촌 차원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소식 박사의 주장이다.
 
아스왓 라만 박사의 냉방 원리는 지구와 우주의 온도차와 적외선 파장을 이용한 것이다. [사진 TED]

아스왓 라만 박사의 냉방 원리는 지구와 우주의 온도차와 적외선 파장을 이용한 것이다. [사진 TED]

소식 박사의 연구 프로젝트는 TED가 올해부터 시작한 6억3400만 달러(약 6782억원) 규모의 ‘대담한 프로젝트(the Audacious Project)’중 하나로 선정됐다. 크리스 앤더슨 TED 대표는 “이 프로젝트는 그간 해왔던 100만 달러(약 10억6900만원) 규모의 올해의 TED 상을 대신하는 것”이라며 “세상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나 기관이 이 프로젝트의 수혜자가 된다 “고 말했다. 그는 “TED의 구호이기도 한 ‘공유할 만한 정보(ideas worth spreading)’를 나눈다는 그간의 목적을, 이제는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행동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밴쿠버=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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