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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이 오락실을 열었다고?

명품업계부터 홈쇼핑까지, ‘쇼퍼테인먼트’에 꽂히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오락실을 열었다. 그것도 서울 홍대 앞, 서교동이다. ‘코코게임센터’라는 이름의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운영한다. 2층 규모인 게임센터에 들어가면 화장품과 오락기가 공존하는 흥미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게임기마다 샤넬 로고가 부착되어 있는데, 이조차도 게임블록처럼 디자인했다.  
 
게임을 하기 위해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게임센터 입구에서 온라인 사이트에 등록하고 초대장을 받으면 백 원짜리 크기의 샤넬 로고가 찍힌 동전을 받을 수 있다. 뽑기 기계에 동전을 넣으면, 인형 대신 화장품 샘플 뽑기를 할 수 있다. 동전 없이도 손가락으로 할 수 있는 펌프 게임, 두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핑퐁 게임도 있다. 게임기 화면은 화장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거울로 바뀌어 게임기에 앉아 화장할 수 있다.  
 
샤넬, 10대에게 ‘재미’를 팔다
지난 6일 찾은 게임센터 안은 10~20대들로 북적였다. 마음껏 테스트해 볼 수 있게 진열된 화장품은 젊은층을 겨냥한 립 제품과 향수 등이 주를 이뤘다. 샤넬 코리아 측은 “백화점이라는 다소 딱딱한 공간에서 벗어나 좀 더 즐겁고 편안한 공간에서 화장품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며 “SNS에 익숙한 10~20대 사이에서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샤넬은 최근 서울 홍대 앞에 10~20대를 겨냥해 팝업 스토어 '코코게임센터'를 열었다.

샤넬은 최근 서울 홍대 앞에 10~20대를 겨냥해 팝업 스토어 '코코게임센터'를 열었다.

 
샤넬 코리아가 팝업 스토어를 연 건 지난해 ‘코코카페’에 이어 두 번째다. 백화점 1층에 붙박이 매장을 두던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미래의 잠재 고객을 적극 찾아나서는 마케팅의 일환이다. 게다가 오락실이라는 컨셉트로, 요즘 유행하는 ‘쇼퍼테인먼트(쇼핑+엔터테인먼트)’ 효과까지 노렸다. 서울대 전미영 소비자학과 연구교수는 “콧대 높은 명품업계가 요즘 스트리트 패션을 벤치마킹하는 것과 맥락이 같다”며 “‘엄마 브랜드’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를 타게팅하려는 시도인데, 사라고 강요하기보다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고, 젊은 이미지를 만들어서 미래 고객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품질과 가성비도 중요하지만 매력 있고 재미있으면 지갑을 여는 10~20대를 겨냥해 ‘매력 자본’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그 프로그램처럼 물건 팔기에 호응 폭발
재미있어야 잘 팔리는 ‘쇼퍼테인먼트’ 흐름에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홈쇼핑업계다. 가수들이 새 앨범 홍보를 위해 홈쇼핑 업계의 문을 두드린 것이 시작이다. 2010년 유세윤과 뮤지로 구성된 2인조 그룹 UV가 2집 ‘천상유애’ 앨범을 CJ오쇼핑에 나와 판매한 게 첫 사례다. 2015년에는 루시드 폴이 ‘귤이 빛나는 밤에’라는 코너를 만들어 7집 음반과 엽서, 직접 재배한 귤을 1000장 한정 패키지로 묶어 팔았다. 새벽 2시 방송이었는데 9분 만에 매진됐다. 롯데 홈쇼핑과 현대 홈쇼핑도 뮤지컬 공연 티켓을 팔면서 이같은 ‘쇼퍼테인먼트’ 흐름에 동참했다.  
 
지난달 28일 방영한 CJ오쇼핑의 ‘코빅마켓’은 아예 코미디 프로그램을 홈쇼핑 무대로 옮겨왔다. tvN 방송 프로그램인 ‘코미디빅리그’의 실제 코너인 것처럼 홈쇼핑 방송을 만들었다. 13명의 출연진이 나와 실제 콩트 코너인냥 면도기ㆍ아이스크림ㆍ청소기ㆍ립스틱 등 4개 상품을 천연덕스럽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코미디빅리그’의 인기 코너인 ‘나래바’는 필립스 면도기를 주제로 개그우먼 박나래 등이 나와 콩트를 펼쳤다. 화면 옆에는 ‘대세 코미디언 치열한 판매 경쟁’ ‘나래바 입점 기념 단 한 번 조건!’과 같은 문구를 띄워 홈쇼핑 방송 중임을 알렸다. “웃다가 주문 못 할 뻔” “채널 돌리다가 너무 웃겨서 채널 고정”이라며 방송 도중에 올라온 ‘라이브 톡’ 댓글처럼 고객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시간 15분 동안 립스틱 빼고 3개 상품이 매진됐다. CJ오쇼핑 측은 “총 주문금액으로 1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했다”며 “이날 선보인 상품들은 주로 40~50대의 구매비중이 큰 인기 상품이었음에도 2030 젊은 세대의 주문 비중이 평소 대비 최대 두배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글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사진 김경빈 기자·CJ오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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