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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R.I.P. 다카하다 이사오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막 재미를 붙였던 1990년대 후반, 일본 출장길에 제 눈길을 끌었던 것도 애니메이션 비디오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한 개에 무려 8000엔! 요즘 말로 “이게 실화냐?”라는 비명이 터져나왔지만, ‘딱 한 개만 나에게 선물로 주리라’는 마음으로 매장을 샅샅이 뒤졌죠. 그렇게 골라낸 작품이 ‘반딧불이의 묘’(1988)였습니다.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그림만 보고 골랐지만 엄청난 밀도에 가슴이 수차례 먹먹했던, 그 작품의 감독은 다카하다 이사오(高畑<52F2>). TV용 ‘알프스 소녀 하이디’나 ‘빨간머리 앤’으로 친숙한, 극장용이라면 고전의 반열에 오른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1994)을 만든 바로 그 사람이었습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양대 산맥이었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풍성한 버터풍이라면 다카하다 감독은 담백한 미소된장으로 지브리라는 맛의 균형을 잡아주었다 말할 수 있겠습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의 도전정신입니다. 손그림만 고수하던 지브리가 처음 만든 100% 디지털 애니 ‘이웃의 야마다군’(1999)을 선보인 사람은 당시 64세였던 그였습니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 전혀 새로운 일에 도전한 모습이 경외로웠죠. 
 
지난 5일 그의 별세 소식에 수많은 만화영화의 장면 장면이 눈앞을 스쳐갔습니다. 이번 주말엔 그가 78세에 만든 유작 ‘가구야공주 이야기’(2013)라도 보면서 허전함을 달래야겠습니다. 편히 잠드시길.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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