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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홍 평행선 회동, 더 자주 만나 간극 좁혀야

문재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어제 청와대서 만나 국정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눴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4·27 정상회담을 앞두고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 반면 홍 대표는 한미동맹·대북제재 강화를 주문했다고 한다. 홍 대표가 요구한 김기식 금감원장 해임 등 국내 정치 현안엔 문 대통령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아 평행선을 달린 셈이 됐다.

 
1대 1 회동은 여권과 야 4당이 김기식 원장과 청와대발 개헌안을 놓고 정면으로 격돌한 가운데 성사됐다. 정국 타개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제대로 된 합의 사항은 없었다. 그렇다 해도 이날 회동은 그 자체로 환영할 만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문 대통령 취임 후 두 사람이 단독으로 만난 건 처음이다. 대척점에 있는 여야 지도자가 솔직한 입장과 의견을 나눈 만큼 불필요한 정쟁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의 시각차나 이견은 불가피하며, 오히려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이 민주 국가다. 어제 미흡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두 지도자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인 것 자체가 민주정치의 복원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국민들에게 국가 위기관리를 위한 정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는 안도감을 던져 주었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지금 우리 주변의 외교·안보·경제 환경은 결코 만만치 않다. 북핵 위기가 중대 국면을 맞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폭넓은 국민적 공감대 확보가 절실하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초당적 협력을 외면하고 국회는 옴짝달싹조차 못 하고 있다. 여야는 이번 청와대 양자 회동을 계기로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해법과 돌파구를 찾아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초당적 안보 협력이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이 관련 정보를 야당과 신속·정확하게 공유하는 등 소통 노력에 훨씬 많은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야당도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거란 신뢰를 줘야 한다.
 
과거 영수회담은 어렵사리 상생 정치를 다짐하고도 악수하고 돌아서기가 무섭게 다시 불신의 늪에 빠져들기 일쑤였다. 오히려 정국이 경색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번 회담 역시 ‘정국 현안이 오히려 블랙홀에 빠지는 계기가 됐다’는 부정적 평가가 여야 모두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럴 일이 아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 여당과 야당은 줄곧 협치를 외쳤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일방독주식 국정 운영을 해온 여당과 무조건적 반대로 일관한 야당 모두에 책임이 있다. 여야가 안보 현안에서 갈등을 키우면 북한이 그 틈을 파고들어 남남갈등을 격화시키곤 했던 과거를 되새겨야 한다.
 
홍 대표는 북핵 해법 등에 이견이 있다 해도 조금씩 줄여나가는 초당적 협력에 나서야 한다. 문 대통령 역시 김기식 원장 등 정국 현안에 대한 홍 대표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여야 영수 회동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안보 협치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여야의 무한 대립을 용납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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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