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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B-1B 전략 폭격기 보내는 돈 내라”…트럼프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 현실화

미국이 지난 11~12일 열린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2차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에 전개하는 전략자산 비용의 일부를 한국 측이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공정한 부담’을 주장하면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의에서 미 측은 전략자산 전개 비용 문제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전략자산은 미 본토 등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다루는 분담금 협정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한 정부 소식통은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동북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된다. 한국의 안보만을 위한 조치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략자산은 핵 추진 항공모함, 핵 추진 잠수함, B-1B 등 전략 폭격기 등을 말하는데, 미국은 그동안 상시 배치가 아닌 순환 배치를 해왔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한국을 ‘안보 무임 승차국’으로 지목하면서 분담금 인상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지난 3월 한 대중연설에는 “군인들(주한미군)이 한국의 국경선을 지키고 있지만, 그 비용을 별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핵 추진 항공모함의 연간 유지비용은 3,000억원을 상회하고 전략 폭격기의 경우 1회 출격 시 대략 60억여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체 방위비 분담금 규모와 관련, 미 측은 전략자산 전개비용을 반영해 대폭 증액을 요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증액 규모와 관련, “(우리측이 원하는 액수와) 좁혀야 할 간극이 크다”고만 말했다. 한국의 올해 방위비 분담금은 약 9602억원 수준인데 외교가 안팎에선 미국이 최소 1.5배 이상의 증액을 요구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비용의 분담 요구 가능성과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협의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사드 배치 결정 당시 한·미는 사드 자체 비용은 미국이 부담하고, 한국은 사드 기지의 보수 및 유지 등을 위해 방위비 분담금 항목 중 군수지원비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방위비 분담금은 크게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등으로 구성돼있다.
 
향후 협상 전망과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1차 회의에서 서로 입장을 교환하면서 상대방의 설명이 좀 더 필요한 부분이 있었고, 이번 2차 회의에서 그런 부분이 논의됐다”며 “3차 회의는 5월 중순경 워싱턴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1991년 제1차 협정을 시작으로 총 9차례 특별협정을 맺어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액수를 정했다. 2014년 타결된 9차 협정은 오는 12월 31일 만료되며, 현재 연내 타결을 목표로 10차 협상이 진행 중이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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