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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외유 vs 공무 출장 … 김기식 운명, 검찰·선관위에 달렸다

금감원장 사퇴 논란 5가지 쟁점 
 
‘피감기관 지원을 통한 해외출장’ 논란 등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김기식 금감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자 취재진이 질문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피감기관 지원을 통한 해외출장’ 논란 등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김기식 금감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자 취재진이 질문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논란이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 입장을 표명하고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는 사안으로까지 커졌다. 중앙선관위도 들여다보고 있다. 야당에선 김 원장을 향해 “적폐 백화점”이라고까지 부른다. ‘적폐청산’을 내건 현 정부로선 아플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은 크게 보면 다섯 가지다. 피감기관 지원을 통한 해외출장의 적절성과 후원금 지출에 관한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 미국 스탠퍼드대 연수 시 대기업 지원 의혹, 후원금과 국감 질의의 대가성 여부, 그리고 그 자신이 설립을 주도했고 소장으로 있던 더미래연구소의 고액 강의 논란이다.
 
의혹이 제기된 건 19대 국회의원 당시 김 원장이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나간 외국 방문 3건부터였다. 2014년 3월 김 원장은 우즈베키스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는데 한국거래소·우즈베키스탄 간 증권거래시스템 부속계약서 체결식 참가가 명분이었다. 한국거래소는 김 원장이 속해 있던 국회 정무위원회의 피감기관이다. 김 원장은 당초 “2박3일 공무 출장”이라고 밝혔으나 실제론 이틀 더 머물어 4박6일인 게 드러났다. 한국거래소는 “규정에 따라 여비는 2박3일치만 나갔다”고 해명했다. 김 원장은 이듬해 5월 우리은행의 지원을 받아 중국과 인도에 2박4일 출장을 갔다. 우리은행 충칭지점 개점 행사 참석이 이유였다. 다시 2주 뒤엔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지원으로 인턴 1명과 한미연구소(USKI) 등 미국·유럽을 시찰했다. 이때 관광을 한 게 확인됐다. 특히 KIEP 일정에선 중간에 낀 주말 이틀간 이탈리아·프랑스 등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기도 해 ‘외유성 출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자유한국당은 “직무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서 뇌물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으니 위법성이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고 청와대는 “공무상 출장일 뿐이며 출장 뒤에도 해당 기관들에 특혜를 주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 원장이 의원 시절 “기업의 돈으로 출장 가서 자고, 밥 먹고, 체재비 지원받는 것 이것 정당하냐”고 따져 물었던 터라 비판 여론은 확산됐다. 검찰은 한국거래소·우리은행·KIEP·더미래연구소 등 4곳에 대해 13일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이후 김 원장의 후원금 사용 내역까지 불거지며 논란은 확산됐다. 김 원장은 민주당 내 경선에서 패해 20대 국회의원 출마가 좌절된 2016년 3월부터 6월까지 3억여원의 정치후원금을 집중적으로 사용했는데(중앙일보 4월 11일자 1면) 상당액이 더미래연구소로 귀속됐다는 점에서다. 그중엔 그가 민주당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5000만원을 기부했고 이 돈은 더미래연구소로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 이와 별도로 김 원장은 더미래연구소에 8000만원의 연구용역도 발주했다. 김 원장은 19대 국회 임기 만료 후 소장으로 재직하며 19개월간 85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자신이 후원금으로 낸 돈의 일부가 본인의 호주머니로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일종의 ‘꺾기’ 논란도 있다. 계봉오 국민대 교수는 김 원장으로부터 정책연구용역비 1000만원을 받았고 500만원을 다시 더미래연구소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계 교수는 “기부에 대한 요청은 있었지만 강요는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진 않았다.
 
김 원장이 후원금으로 해외 출장을 간 것을 두고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김 원장이 임기 종료 직전인 2016년 5월 20일부터 27일까지 독일·네덜란드·스웨덴에 외유를 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반납해야 할 정치자금을 마구 쓰려는 ‘땡처리 외유’”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같은 당 이학영 의원 등 동료 의원과 총선 후보자 15명에게 1800만원을 후원했고 보좌직원 6명에게는 퇴직금으로 2200만원을 지출했다. 선관위는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 원장은 또 의원 시절 4년간 재산이 3억5000만원 는 것도 눈총을 사고 있다. 의원 세비가 1억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쓰지 않고 모아야 가능한 액수여서다.
 
김기식 금감원장에게 제기된 주요 의혹

김기식 금감원장에게 제기된 주요 의혹

김 원장이 2007년 참여연대 사무처장 재직 시절 미국 스탠퍼드대에 2년간 해외 연수를 다녀온 것을 두고 대기업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2007년 김 원장이 비공개로 포스코의 지원을 받아 연수를 갔다”며 “허구한 날 재벌 대기업을 비판하는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대기업의 돈을 받아서 미국 연수를 다녀온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고 주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스탠퍼드대학 자료에 따르면 ‘기식 김’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동일 기간 고액기부자 명단에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이 일부 포함됐다”고 했다. 실제론 삼성전자와 포스코, 팬택 그룹 등이다. 김 원장은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이와 함께 김 원장은 후원금을 낸 일부 대기업 관계자들을 국감장에서 옹호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팬택·효성그룹 등이 그 대상이다. 또 더미래연구소가 2015년부터 3년간 국감기간에 즈음해 350만~600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강의를 진행한 것도 비판받고 있다. 수강자 상당수가 산업은행·예탁결제원·한국거래소 등 피감기관의 직원들이어서다. 강사진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포함됐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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