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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멸종’ 크낙새 북녘서 날아오나…남북 생물자원 교류 추진

북한 황해도 크낙새 보호 증식 및 보호구역에 서식하는 크낙새(수컷). 북한에서는 크낙새를 ‘클락새’라 부른다. [사진 이일범 문화재전문위원]

북한 황해도 크낙새 보호 증식 및 보호구역에 서식하는 크낙새(수컷). 북한에서는 크낙새를 ‘클락새’라 부른다. [사진 이일범 문화재전문위원]

25년째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크낙새(천연기념물 제197호)를 다시 마주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문화재청이 멸종된 것이나 다름없는 천연기념물 크낙새를 남북 생물자원 교류를 통해 복원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크낙새는 경기도 포천시 광릉숲 국립수목원에서 1993년 한 쌍이 목격된 게 마지막이다. 현재 멸종위기 1급 생물로 분류되고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된 광릉숲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광릉숲 내 크낙새 서식지(3492㎡)는 56년 전인 1962년 숲 자체가 천연기념물 제11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크낙새는 45㎝쯤 되는 몸길이에 하얀 깃털이 달린 배 부분을 제외하곤 온몸이 검은색이다. 수컷의 경우 머리 위에 붉은 깃털이 선명한 게 특징이다. 나무에 구멍을 뚫어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운다. 배 부위 색깔만 검은색으로 크낙새와 다르지만, 크기와 모양·울음소리까지 같은 까막딱따구리(천연기념물 제242호)는 광릉숲에서 자주 목격된다. 이로 인해 까막딱따구리를 크낙새로 오인한 ‘크낙새 목격 신고’도 간간이 접수되고 있다.
 
광릉숲 국립수목원 내 고목에 설치된 크낙새 모형. [중앙포토]

광릉숲 국립수목원 내 고목에 설치된 크낙새 모형. [중앙포토]

문화재청은 12일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해 ‘천연기념물 서식실태조사 및 공동연구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조사’를 최근 발주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 안에 남측 민간단체(학회 등)와 북측(민족화해협의회) 간 ‘크낙새 서식지 환경과 개체 수 조사를 위한 MOU(협약)’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어 북한 크낙새 서식지 현황조사를 남북공동으로 실시하고 크낙새 증식 및 복원사업도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멸종위기 천연기념물에 대한 남북공동 조사연구를 통해 한반도 생물 종 다양성 보존 및 서식지 생태회복을 추진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크낙새를 “클락, 클락”하는 소리를 낸다고 해서 ‘클락새’라 부른다. 69년부터 황해북도 평산군과 린산군, 황해남도 봉천군 일대 등 4곳을 크낙새 보호 증식 및 보호구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20여 마리가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종승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장은 “내년엔 북한 측으로부터 크낙새를 기증받아 광릉숲에 방사해 증식하는 과정을 통해 국내에서도 크낙새를 다시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하늘소

장수하늘소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내년엔 ‘장수하늘소(천연기념물 제218호·사진)’에 대한 생물자원 증식과 교류에도 북한 측과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광릉숲은 국내 곤충 가운데 유일한 천연기념물이며 멸종위기 1급 생물인 장수하늘소의 서식처다. 장수하늘소는 아시아와 유럽에 서식하는 딱정벌레류 중 가장 큰 종이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국립수목원은 숲 생태계 보전을 위해 97년부터 21년째 하루 5000명으로 탐방객 수를 제한해 광릉숲의 자연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고, 이 결과 까막딱따구리 등 희귀 조류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낙새가 사라진 25년 전보다 광릉숲 생태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남북 생물자원 교류로 크낙새가 돌아오게 되면 이번엔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관련, 김형광 전 국립수목원장(사단법인 한국수목보호협회장)은 “남한에만 서식하는 원앙(천연기념물 제327호)과 남한에서는 이미 사라지고 북한에만 남아있는 크낙새를 남북이 맞교환할 경우 멸종 위기 조류의 남북 교류로 한반도의 생태계 복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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