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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원가공개 세계 유례 없어…미래 투자여력 감소"

12일 이동통신 3사의 원가를 공개하라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근거로 시민단체와 정부는 통신사에 가계통신비 인하 요구를 더욱 강력히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업계, 대법 판결에 속앓이
통신비 인하 요구 거부할 명분 줄어
2만원대 보편요금제 도입도 급물살
2005~2010년 2G·3G 서비스 한정
시민단체 “데이터 요금도 공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보도자료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통신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르면 이달 말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소송을 낸 참여연대도 판결 후 “과기정통부와 통신 3사가 즉시 원가를 공개하고 공공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가계통신비 인하가 주요 공약이었던 문재인 정부도 통신비 인하 정책에 더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 판결은 오는 27일 규제개혁위원회가 심사할 2만원대 보편요금제 도입 여부에도 당장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통신 서비스의 공공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보편요금제는 자유시장경제에 반(反)하는 정책”이라는 통신사들의 주장이 힘을 잃을 수 있어서다. 보편요금제란 약 1GB의 데이터를 기존보다 1만원가량 저렴한 2만원대에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이번 판결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민간기업의 영업 비밀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통신사의 원가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통신비 공개가 통신요금 인하로 이어질 경우 5세대망 투자 등 미래에 대한 투자 여력이 축소된다고 걱정했다.
 
통신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이번 판결로 공개되는 ‘원가보상률’을 정부와 시민단체가 통신비 인하 압박 수단으로 쓸 것이라는 점이다.
 
원가보상률이란 일정 기간에 발생한 매출을 영업비용 등 원가로 나눈 값을 말한다.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으면 통신비가 원가보다 높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통신사가 손실을 본다는 뜻이다. 통신비 인하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은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으면 통신비 인하 여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통신 업계에서는 “원가보상률이란 개념 자체가 애당초 전기·수도·가스 등 공기업이 제공하는 독점 서비스 요금이 적절한지 판단할 때 사용하는 지표”라고 설명한다.
 
통신 업계 특성상 장비 투자가 많은 초기에는 원가보상률이 낮다가 성숙기에 100을 넘고, 쇠퇴기에 다시 100 아래로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 현재 KT와 LG유플러스의 원가보상률은 10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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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공개되는 통신비 원가 자료는 2005~2010년의 2G·3G 통신서비스에만 해당한다. 2011년 이후 자료와 4G(4세대 이동통신)에 대한 정보는 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LTE 및 데이터 전용 요금제에 대한 원가 자료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기정통부도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고려해 앞으로 유사한 정보공개 청구가 있을 때 투명하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겠다”며 다른 회계연도와 다른 서비스 원가 공개에 대한 소급 적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통신비 원가 공개의 근거로 “이번 사건의 요금 관련 정보는 이미 상당 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통신사들의 정당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대로 말하면 통신사들이 현재 서비스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4G·5G 서비스에 대한 원가 공개를 시민단체와 정부가 밀어붙이면 통신사들이 영업권 침해 등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할 여지도 남아 있다는 얘기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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