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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출신, 文 정부 숨은 설계자들" 8명 고위직 포신

"문재인 정부는 참여연대 정부"... 쏠림 현상에 우려 목소리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 세번째)가 지난해 8월 2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하태훈 공동대표(왼쪽에서 네번째)로부터 정책단행본 ‘새로고침 대한민국’을 전달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참여연대는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정치 개혁과 민생살리기 등 정치ㆍ사회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 세번째)가 지난해 8월 2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하태훈 공동대표(왼쪽에서 네번째)로부터 정책단행본 ‘새로고침 대한민국’을 전달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참여연대는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정치 개혁과 민생살리기 등 정치ㆍ사회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한 달이 채 안 된 지난해 6월 1일 참여연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방문해 ‘입법ㆍ정책 개혁과제’ 보고서를 전달했다. 참여연대 이태호 정책위원장 등 지도부가 “적폐 청산과 촛불 개혁을 이뤄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국민 열망에 부응해야 한다”며 제시한 보고서에는 9대 분야 90개 정책과제가 망라됐다. 김연명 당시 국정기획자문위 사회분과위원장은 “적극 참고하겠다”며 받았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출신이다.
 
그로부터 약 한달 뒤인 7월 19일 국정기획자문위는 100대 국정 과제를 발표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참여연대가 제시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국정원 개혁 ▶최저임금법 개정 ▶근로기준법 개정 ▶아동수당법 제정 ▶기초연금법 개정 ▶종합부동산세법 개정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병행 추진 등의 내용이 상당수 반영됐다. 현 정부에서 참여연대의 비중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회사 대표이사 간담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중앙포토]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회사 대표이사 간담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중앙포토]

참여연대 정책실장ㆍ사무처장을 지낸 김기식 금감원장은 여권에서 ‘문재인 정부의 숨은 설계자’로 통한다. 더불어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김 원장은 당 내 진보ㆍ개혁 성향 의원들의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를 이끌면서 진보 집권 플랜과 집권 후 국정 과제를 설계하는 브레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장하성(청와대 정책실장)ㆍ김상조(공정거래위원장)ㆍ김기식(금감원장)’으로 짜여진 참여연대 라인업은 금융ㆍ재벌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많다.
 
공수처 설치 및 검ㆍ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참여연대에 몸담은 적 있다. 장관급인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과 지난해 자진 사퇴한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도 참여연대 사법개혁센터에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이 요직에 발탁되는 배경은 뭘까. 정치권에선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의 개혁 성향이 정부 코드와 맞고 현장 중심 정책 이해도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본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은 “과거 당 싱크탱크에서 일할 때 보면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이 혁신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의견을 내고 일처리 능력도 우수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개혁 동력이 떨어지기 전에 진보 인사를 집중 투입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보니 참여연대 출신들이 중용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2001년 3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소액주주들을 대표해 참석, 경영진의 의사진행에 이의를 제기하며 발언권을 신청하고 있는 모습. 당시 둘은 참여연대에서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었다. [중앙포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2001년 3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소액주주들을 대표해 참석, 경영진의 의사진행에 이의를 제기하며 발언권을 신청하고 있는 모습. 당시 둘은 참여연대에서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었다. [중앙포토]

참여연대가 그동안 소액주주운동, 업무추진비 공개 운동 등 개혁 아젠다를 제시하며 시민운동을 발전시킨 건 평가받을 대목이다. 하지만 특정 단체 인맥이 요직을 장악하면 권력 내부의 견제와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권 안팎에서 나온다. 민주당의 한 다선 의원은 “평창 올림픽 때 남북 단일팀 파문이 커진 건 이념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있다 보니 2030세대의 생각을 읽지 못했기 때문 아니냐”며 “한쪽으로 쏠린 구조는 민주주의 다양성 원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원한 한 대학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아직 ‘운동권 연고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청와대 비서진이라면 모를까 대부분 공직 인사를 끼리끼리 범주 내에서 하면 정부에 독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보수 정부 시절에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선진화단체 등 우파 진영 단체 인사들이 권력 중심에 다수 들어갔는데 보수ㆍ진보를 떠나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현실정치에서 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보수 야당은 전선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노무현 정부가 참여정부라면, 문재인 정부는 참여연대정부”라며 “특정 이념에 기대 권력화한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의 참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은 12일 김 원장 논란에 대해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 중 비판받아 마땅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고 매우 실망스럽다는 점도 분명하다”면서도 “사실관계를 면밀히 검토해 최종 입장을 내고자 한다.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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