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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 성범죄 10건 중 9건은 남성 교수가 저질렀다"

지난 23일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들이 대학 내 성폭력 교수 처벌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지난 23일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들이 대학 내 성폭력 교수 처벌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 10건 중 9건은 남성 교수가 가해자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위 주최로 열린 '미투 운동 연속 토론회 : 도대체 법 제도는 어디에?'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김 교수는 1994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25년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대학 구성원의 성희롱·성폭력 사건 270건의 판례·결정(조정·화해 등) 사례를 분석했다.
 
총 270건 가운데 남성 교수가 가해자인 사건은 243건으로 전체의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직원이나 학생이 가해자인 사건은 각각 10건이었으며, 이들은 모두 남성이었다. 여성 교수가 가해자인 사건은 7건에 불과했다.
 
반면에 피해자 대부분은 여학생이었다. 전체의 84%에 달하는 227건의 피해자가 여학생이었고, 여성 조교나 직원이 피해자인 경우는 20건, 여성 교수는 12건이었다. 남학생이 피해 건수는 11건이다.
 
김 교수는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이 남성 중심적, 교수 중심적인 위계 구조에서의 권력남용 문제라는 점이 숫자로 드러난 것"이라고 연구의 의미를 밝혔다.
 
또 4년제 대학 190곳 중 133곳에서 성희롱·성폭력으로 인한 법적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은 원인으로 대학 내 자율 분쟁처리제도 미흡을 꼽았다.
 
김 교수는 또 "성희롱·성폭력 혐의로 징계 등 처분을 받은 교수가 교수의 신분 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교원소청심사제도를 악용해 대학에 복귀하고, 징계 조치를 위축시키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교육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대학이 이를 의무적으로 교육부에 신고하도록 하고, 교육부가 대학의 사후 조처를 점검해 대학평가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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