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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잘못된 일자리 정책이 부른 실업 재앙

일자리 정부에서 일자리 사정이 최악이다. 어제 발표된 고용 통계는 잘못된 정책이 빚은 ‘일자리 쇼크’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늘어난 일자리가 2개월 연속으로 10만 ~11만 개 수준에 그쳤다. 3월 기준 실업률은 4.5%로 1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3월 실업자 수는 125만7000명으로 석 달 연속으로 100만 명을 넘었다. 특히 도·소매업과 음식 및 숙박업을 비롯해 아파트 경비원 등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에서 2~3월 두 달간 일자리 26만 개가 사라졌다. 이들 3개 업종은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일자리로 꼽힌다. 현실에서도 이런 통계 숫자를 체감하기 어렵지 않다. 요즘 소규모 음식점에 가 보면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 대신 점포 주인이 직접 서빙하는 곳이 많다.
 
물론 고용시장이 나빠진 게 모두 최저임금 탓만은 아닐 것이다. 조선·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지방 공단은 활력을 잃었고, 수도권을 제외하면 건설 경기도 썩 좋지 않다. 정부가 ‘재난 수준’이라고 걱정할 정도로 구조적인 인구 요인으로 인한 청년 실업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경기 순환적 요인이나 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실업은 정부가 당장 해법을 내기가 쉽지 않지만 최저임금 문제는 정부의 정책 의지에 달려 있다. 현실에 맞게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정책 수정을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땜질 처방을 이어가고 있다. 3조원의 일자리 안정자금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당장의 어려움을 넘기는 당의정(糖衣錠) 노릇을 하겠지만 지속 가능하지는 않다. 정부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소득이 줄어드는 근로자의 임금까지 보전해 주기로 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존 근로자의 임금 감소분을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월 10만~40만원 지원한다고 한다. 재량 근로 같은 유연한 근무체계를 확대하는 정공법 대신 돈으로 해결하는 쉬운 선택에 의존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브레이크를 세게 밟아서 차량 속도가 확 줄어드니, 재정으로 다시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동시에 밟으면 자동차 엔진에 무리가 가듯이 무리한 정책 실험과 그에 따른 보완책을 거듭하다 보면 시장은 위축되고 재정 중독증만 커진다.
 
정부는 3월 고용 통계가 나쁘게 나오자 국회에 계류 중인 청년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한다. 매년 되풀이되는 추경 편성의 못된 버릇을 올해도 부끄럼 없이 되풀이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54조 2항은 ‘정부는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정부 예산은 연간 단위로 편성한다는 헌법의 취지를 다시 곱씹어 봐야 한다. 추경을 얘기하기 전에 정부가 재정 없이도 풀 수 있는 문제부터 고민하기를 바란다.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일이나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양질의 서비스업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부터 당장 시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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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