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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처럼 기른 뒷머리, 프로 10년차 진명호의 공에는 절실함이 묻어있다

11일 오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승리투수가 된 롯데 진명호가 역투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11일 오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승리투수가 된 롯데 진명호가 역투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투수 진명호(29)는 1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 2회 두 번째 투수로 등장했다. 선발 투수 송승준이 왼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라커룸에 들어갔던 진명호가 엉겁결에 등판 호출을 받았다. 제대로 몸을 풀지도 못하고 쫓기듯 마운드로 뛰어 올라갔다.  

 
진명호는 "원래 몸이 빨리 풀리는 편이다. 10~15개 정도 던지면 준비가 된다"고 했다. 진명호는 첫 상대 마이클 초이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고종욱은 1루 땅볼로 처리하고 급한 불을 컸다.  
 
최고 시속 145㎞의 직구에는 힘이 있었다. 슬라이더도 예리하게 휘어 들어갔다. 5회까지 퍼펙트. 예상 밖 호투였다. 진명호는 이날 3과 3분의 2이닝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마지막에는 넥센의 3~6번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롯데 타선은 진명호의 호투에 힘입어 넥센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를 무너뜨렸다. 12-0, 대승을 거두며 올 시즌 첫 2연승을 기록했다. 진명호는 "오늘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요 며칠 날이 추워 걱정이 많았는데, 오늘 따뜻해졌다"며 "포수 (김)사훈이형의 리드가 워낙 좋았다. 오늘은 사훈이형이 던지라는대로 던져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11일 오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이날 승리투수가 된 롯데 진명호가 경기 중 삼진을 잡은 후 땀을 닦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11일 오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이날 승리투수가 된 롯데 진명호가 경기 중 삼진을 잡은 후 땀을 닦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진명호는 프로 10년 차 투수다. 2009년 순천 효천고를 졸업하고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롯데에 입단했다. 올해 연봉 3300만원. 프로야구 최저 연봉(2700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그의 지난 10년이 순탄치 않았다는 것을 설명한다. 
 
1m92㎝의 큰 키, 시속 150㎞에 가까운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를 싫어할 지도자는 없다. 한때는 롯데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줄 기대주로 손꼽혔다.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과 낙차 큰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그를 '제 2의 박명환'이라 평가하는 이도 있었다. 진명호는 입단 첫해인 2009년부터 기회를 얻었다. 2012년에는 23경기에 등판해 60이닝을 던져 2승 1패·1홀드, 평균자책점 3.45로 활약했다. 2013시즌 후에는 국군체육부대(상무야구단)에 입대했다.  
 
탄탄대로가 열린 것만 같았다. 하지만 복귀 첫해이던 2016년 스프링캠프를 목전에 두고 어깨가 아팠다. 그해 6월 수술을 받았다. 지난한 재활 끝에 지난해 5월부터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뿌리기 시작했고, 8월에는 1군 무대에 올라왔다. 4경기에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더는 아프지 않다는 걸 확인했다. 
 
이날 진명호는 2012년 8월 21일 대구 삼성전 이후 2059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진명호는 "2012년이 마지막이었으니, 승리를 따낸 건 6년 만이다. 그런데 내 승리보단 팀이 이겨 정말 기쁘다"며 "사실 마지막 이닝(5회)에는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 오랜만에 긴 이닝을 던졌다. 팔에 힘이 떨어져 변화구가 (손에서) 막 빠지더라. 맞더라도 가운데 던지자는 생각이었다.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전이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됐다. 롯데 진명호가 8회말 역투하고 있다.잠실=양광삼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전이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됐다. 롯데 진명호가 8회말 역투하고 있다.잠실=양광삼 기자

 
진명호는 올 시즌 8경기에 나와 10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 중이다. 팀 치른 15경기 가운데 절반 이상을 등판했다. 마당쇠가 따로 없다. 이날은 긴 이닝 소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지금의 구위를 잘 유지한다면 선발진 합류도 바라볼 만하다. 진명호는 "나는 아직 정확한 보직이 없다. 어깨 수술을 한 뒤라 트레이닝 파트에선 아프지 않게 한 시즌을 보내는 걸 목표로 하자고 말하더라. 지난겨울 상체에 부담을 주지 않고 하체를 이용해 투구할 수 있는 법을 배웠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어깨 수술 후 아프고 힘들었는데, 투구폼을 바꾼 게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명호는 이제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진명호는 뒷머리를 길었다. 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장발 스타일이다. 그는 "18개월 된 아들(이현)이 머리숱이 없는 편인데 뒷머리만 길다. 아들과 똑같은 헤어스타일을 해보고 싶어서 기르고 있다. 형들은 '못생긴 얼굴이 더 못생겨 보인다'고 놀린다"며 "늘 아들을 생각하며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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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