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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의 이몽동상(異夢同床)] 임금 보전 해주더라도 근속 기간 길수록 많이 받게해야

중앙일보와 안민정책포럼이 공동 기획한 ‘이몽동상’은 갈등 조정(調停, mediation) 기법을 활용해 사회 갈등의 타협점을 모색하는 실험이다. 주제의 찬반을 대변하는 전문가를 초청해 양쪽의 입장을 듣되 공동의 정책 목표도 함께 정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최종적으로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다. 세 번째 주제는 ‘청년 일자리 추경’이다.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백용호)은 1996년 고 박세일 서울대 교수가 만든 지식인 네트워크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ROUND
 
청년 일자리 문제 심각, 10개월 만에 또 추경
 
문재인 정부가 청년 일자리 대책 및 구조조정 지역 지원을 위한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했다. 3조9000억원 중 1조원은 구조조정 지역 지원을 위해 쓰이고, 청년 일자리를 위해 사용하는 돈은 2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두고 찬반양론이 공존한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문제가 ‘재난’ 수준인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 취업자에게 사실상의 ‘정부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지난 6일 ‘청년 일자리 추경’을 주제로 이몽동상 세 번째 토론이 열렸다. 찬성 측에선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반대 측에선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가 나섰다.
 
 
2ROUND
 
“정부 개입 당연” vs “돈 줘도 중소기업 안 가”
 
정부가 3월 15일 발표한 청년 일자리 대책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내용이다. 대기업과의 소득 격차를 줄여 미스매치를 해소해보겠다는 구상이다. 청년과 정부가 함께 3000만원의 목돈을 만드는 내일채움공제가 대표적이다. 소득세 감면 혜택을 확대하고, 교통비와 전·월세 보증금 이자 혜택을 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 교수는 “단기적으로도, 중장기적으로도 의미 있는 대책”이라며 “기존 대책을 청년에게 초점을 맞춰 재정비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일자리 로드맵, 경제정책방향, 혁신성장 추진방안은 다 어디 가고 또 어렵다며 추경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잔뜩 벌여놓고 우선순위를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시장 실패가 있을 때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청년이 스스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미스매치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신 교수는 “응급상황이라는 점엔 동의하지만 약간의 소득 지원과 교통비 등으로 청년이 중소기업으로 갈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반박했다. 정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 한국GM 사태 등 본 예산 편성 때 고려하지 못한 상황 변화가 있었던 만큼 이번 추경 편성은 적절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 교수는 “청년보다는 지역 살리기에 더 많은 돈을 투입해야 하는데 1조원은 너무 미미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3ROUND
 
“청년이 가고 싶은 중소기업 만드는 게 핵심”
 
두 사람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도 대화 내내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 큰 줄기 아래서 양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나갔다. 정 교수는 “청년실업은 매우 구조적인 문제이나 상황이 급한 만큼 단기 대책 없이 장기 대책만 내세울 순 없다”고 말했다. 이에 신 교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일부 사업에 대해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대책 세부 내용을 놓고선 견해차가 컸다. 가장 대표적인 내일채움공제를 두고 신 교수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번 3000만원 지원금을 받자고 대기업에 가려는 사람이 중소기업에 가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정 교수는 “단기간 지원의 한계가 있겠지만, 중소기업 기피의 가장 큰 원인이 임금 격차인 만큼 마중물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에 신설한 3년형 내일채움공제는 3년 동안 본인이 600만원을 내면, 정부가 2400만원을 보조해주는 형태다. 신 교수는 “지원 기간은 짧고, 보조금 규모는 너무 과하다”며 “굳이 하려면 3년하고 끝낼 게 아니라 근속 기간에 맞춰 장기간 지원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1년째엔 본인 100만원+정부 100만원, 2년째엔 본인 100만원, 정부 150만원 이런 식으로 10년 정도 보고 설계해야 중소기업에 계속 다니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정 교수도 “사업이 오래 지속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거듭 재정 직접 지원보다는 인적 자원의 성장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층이 소득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배움의 기회”라며 “소득 보전 대신 해외 중소기업 취업기회를 열어주면 참여율이 훨씬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숙련 기술자를 양성하자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단순히 몇 개월 유학을 통해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위계가 강한 직장 문화 등 일터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장기적인 해법엔 뜻을 함께했다. 정 교수는 “청년들이 일할 만한 중숙련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관건”이라며 “정부의 산업정책이 너무 첨단 산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지방 정부가 자신들의 역량에 맞춰 중숙련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생산성 향상을 당장 이 정부 내에서 해결하겠다는 조급증부터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경 편성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신 교수는 “국가재정법이 추경 편성 요건을 정하고 있지만, 해석이 자의적이니 매년 추경을 편성하는 일이 반복된다”며 “차제에 시행령에 정확하게 못 박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정부가 미래를 전부 예측할 수 없고, 추경은 본예산 때 고려하지 못한 변수에 대응하는 차원이기도 하다”며 “재정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추경의 역할을 고려할 때 부정적으로만 볼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연례적으로 편성하는 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선에서 의견을 모았다.
 
정리=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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