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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간 입꼬리, 되찾은 여유…항소심 시작하자 달라진 최순실

4월 11일 항소심 첫 공판 출석하는 최순실 [연합뉴스]

4월 11일 항소심 첫 공판 출석하는 최순실 [연합뉴스]

"1심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승계자 지위에 있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승계작업은 없다고 봤습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도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는데도…."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의 첫 항소심 공판. 박영수 특별검사팀 박주성 검사는 화상기에 자료를 띄우고 항소이유를 설명하고 있었다. 맞은편 피고인석에 앉아 듣고 있던 최씨는 갑자기 왼쪽 입꼬리를 올렸다.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아' 라고 하는 듯한 입모양을 하더니 답답한 듯 잠시 천장을 올려다봤다. 
 
특검팀과 최씨 측 모두 항소를 했기 때문에 2심 첫 공판인 이날은 양측에서 생각하는 1심 판결의 문제점과 이번 재판에서 다시 살펴봐 줬으면 하는 점에 대해 각각 프레젠테이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검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신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한 것이 맞다고 강조하면서 항소심 법정에서도 이것이 쟁점의 중심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특검팀은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지원을 위해 쓴 돈은 뇌물로 보면서 미르·K스포츠재단과 동계영재센터에 준 돈은 뇌물로 인정하지 않은 1심 판단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박 검사는 "모두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단독 면담에서 합의한 내용인데도 승마지원은 뇌물로 인정하면서 영재센터와 미르·K재단에 준 돈은 왜 뇌물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동계영재센터에 준 돈은 최씨나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받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제3자 뇌물죄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제3자 뇌물죄가 일반 뇌물죄보다 요건이 까다롭긴 하지만 기존 대법원 판례에 비춰보면 이번 사건 역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검사는 또 "롯데·SK는 제3자 뇌물죄에 해당된다고 보면서 삼성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도 말했다.
 
최씨는 지난 2월 13일 1심 선고 이후 이날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씨는 특검팀이 자신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하던 마지막 재판 때 법정 밖에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 징역 20년을 선고받던 날에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넋이 나가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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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고 57일 만에 다시 새로 시작하는 재판에 선 최씨는 달라져 있었다. 재판의 첫 절차로 본인임을 확인하기 위해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를 확인할 때 잠시 웃기도 했다. "이름은 최서원이고요, 1956년생이고, 주소는 강남구 신사동…" 하고 말하던 중 주소를 헷갈렸던 모양이다. 최씨는 특검팀에서 말하는 동안 방청석에서도 보일 만큼 입꼬리를 삐죽이는 일이 잦았고, 안경을 살짝 위로 벗어 문서를 살펴보거나 펜으로 표시하는 등 재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때로 법정 곳곳을 둘러봤고, 또렷한 초점으로 방청석에 앉은 이들 면면을 한동안 바라보기도 했다. 재판이 시작된 지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재판장님, 죄송한데 5분만 쉴 수 있을까요" 라며 직접 휴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최씨 측의 항소이유 설명이 이어졌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 사건은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민주노총 계열의 투자본감시센터가 미르·K재단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전국경제인연합 소속 대기업 대표들을 검찰에 고발한 것이 이 사건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뇌물을 받을 동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까지 무릅쓰고 최씨의 딸 정유라를 위해 대통령 권한을 이용해 삼성을 잘 봐주겠다면서 선수 1인의 승마지원을 요구하려 했다면 그에 걸맞은 동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1심은 어떤 언급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마치 최씨가 요청하면 박 전 대통령은 이에 따라야 하는 관계로 현직 대통령을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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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