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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비핵화, 납치자 문제 포괄적 해결돼야”…강경화보다 서훈 먼저 만나

방한 중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11일 “북한의 비핵화와 핵ㆍ미사일 문제,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포괄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남북 정상회담 등의 계기에 북한측에 전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1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1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고노 외무상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요구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강 장관은 “납치자와 이산가족 문제는 모두 인도적인 문제로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는 계속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는 비핵화와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3가지 포괄적 의제 외에 어떤 구체적인 의제가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고노 외무상과 강 장관은 남북 및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이 시기에 대해 ‘역사적 기회’라는 점에 공감을 표했다. 강 장관은 ‘관건적 시기’, 고노 외무상은 ‘분수령’이라는 표현으로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둘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도 확인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11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ㆍ일 외교장관 회담과 배석자들. 변선구 기자

11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ㆍ일 외교장관 회담과 배석자들. 변선구 기자

외교부 당국자는 “일·미 정상회담(17~20일)과 남북 정상회담(27일), 북·미 정상회담(5월이나 6월 초)이 이어지는데 일·미 정상회담은 일본측이 우리에게, 남북 정상회담은 우리가 일본측에게 정보를 충분히 공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핵화 해법과 관련해서 고노 외무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로 해결해야 한다”, “북한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비핵화 의지를 보여줄 때까지 압력을 유지해야 한다”, “대화 자체에 대해서 대가를 지불해서는 안된다” 등 일본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강 장관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있기 전까지 대북 제재와 압박은 그대로 가지고 간다”, “북한이 대화가 이뤄지는 동안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기에 대화 모멘텀을 계속 가져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 점에서 한ㆍ일이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한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회담 후에 “북핵을 CVID 해법으로 폐기하고 이것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 최대 압력을 유지해나가자는 방침과 일본의 납치 문제에 대해서 양국이 계속 협력을 해나가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측은 민주노총이 부산 주한일본대사관 앞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문제와 관련해 “북한 정세를 둘러싸고 지금까지보다 더 협력해야 하는 때에 노동자상 설립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왼쪽)이 1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서 참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왼쪽)이 1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서 참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회담은 1시간 가량 진행됐고, 만찬도 함께 했다. 두 장관은 미래 지향적 한ㆍ일 관계 발전을 위해 셔틀 외교를 포함한 다양한 차원의 교류와 소통도 지속하기로 했다. 올해 10월 ‘21세기 한ㆍ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한ㆍ일 관계 청사진 마련을 위한 국장급 협의를 시작하는 한편 문화ㆍ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해 한국 외교부 내 태스크포스도 마련하기로 했다. 
 
일본 외무상의 방한은 지난 2015년 12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당시 외무상 방한 이후 2년 4개월만이다. 고노 외무상은 강 장관을 만나기 앞서 서훈 국가정보원장부터 만났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 상황 등에 대한 정보를 듣기 위한 자리였다. 오후에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일본 외무상이 한국 현충원을 찾은 것은 2004년 마치무라 노부다카(町村信孝) 외무상 이후 14년 만이다. 고노 외무상은 현충원 방명록에 방문 날짜와 ‘일본국 외무대신 고노 다로’라고만 적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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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