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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디자이너] "관광객에게 방한복 무료로 빌려줍니다"

사회적 기업 스마일시스템 조선현 대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빌려주는 옷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강정현 기자

사회적 기업 스마일시스템 조선현 대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빌려주는 옷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강정현 기자

 
178만명. 지난해 겨울 동안 한국을 찾은 동남아 여행객들의 숫자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겨울옷이다. 평균 4일 머물다 가는 한국 여행을 위해 구입하자니 아깝기 그지없다. 사회적 기업 '스마일시스템'의 조선현(50) 대표는 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일을 한다.
 
조 대표는 유행이 지난 의류를 싸게 매입해 한국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대여해주고 있다. 현재 구비한 옷만 1700여벌(방한복 80%). 지난해부터는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신청할 경우 기본적인 방한복은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조 대표는 "한국에는 아깝게 폐기되는 옷들이 너무 많다"며 "의류의 가치를 연장하는 것뿐 아니라 이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 자체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렌디한 방한복과 커플룩, 드레스, 한복 등 일부는 유료로 빌려준다. 대여료는 3박4일 기준 2만∼6만원 정도다. 지난 한 해 2700여명이 스마일시스템에서 옷을 빌렸고, 이 중 300여명은 무료 방한복을 이용했다. 의류 관리·세탁에서부터 현장으로까지 배송 등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연계된 소상공 업체만 30여개다. 자연스럽게 2차 일거리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인천시의 도움을 받아 인천 지역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정장도 대여해주고 있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조 대표는 10여년 넘게 인천에서 학원 수학 강사 생활을 했다. 그러다 2012년 스타트업을 세웠다. 조 대표는 "앞으로 지역의 좋은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 거라는 암울한 생각이 들었다. 문득 나부터 도전해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후 조 대표는 2013년 장애인 구역에 주차한 차량 정보를 지자체에 전송하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듬해에는 구내식당 식사 수요를 사전에 파악함으로써 식재료를 절약하도록 돕는 어플리케이션도 만들었다.
 
방한복 공유 서비스는 조 대표가 2013년 해외여행을 앞두고 짐을 싸다 생각해냈다. 이후 시장 조사 등 사업 가능성을 타진해봤지만 "남이 입던 옷을 누가 입고 싶겠느냐"는 고정관념에 부딪혔다. 하지만 2015년 인천공항공사 서비스 증진 경진대회에서 1등을 따냈고, 이듬해 인천공항공사가 CSV(공유가치창출) 사업의 파트너로 정하면서 인천공항에 부스를 세우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조 대표는 앞으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동시에 한국을 알릴 수 있도록 역할을 확장하는 게 목표다. 캐리어를 숙소로 전달해주고 전통시장 방문객에게 패션복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고려 중이다. 또 화장품 업체와 협업해 선크림 등 샘플 화장품을 제공하면서 한국 제품을 알리도록 하는 일도 구상하고 있다. 조 대표는 "한국에 여행 오는 젊은 층들은 동남아에서도 트렌드를 이끄는 친구들"이라며 "이들에게 한국을 긍정적으로 알리면서 공유 가치를 창출하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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