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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소득감소 충격'도 돈으로 때우겠다는 정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소득이 줄어드는 근로자의 임금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 유연한 근무체계 확대는 정부가 사실상 거부했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10일 이런 내용의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후속 대책의 방향을 밝혔다. 정부는 이 기준에 맞춰 6월 말까지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우선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존 근로자의 임금 감소분을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월 10만~40만원 지원하기로 했다. 근로자를 신규 채용하면 월 40만~80만원을 1년간 기업에 지원한다. 여기에 드는 돈은 사업주와 근로자가 쌈짓돈으로 조성한 고용보험에서 충당한다.
 
이 차관은 “기존의 근로시간 단축 지원 제도(일자리 함께하기 사업)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도 근로시간 단축 때 지원금을 준다”며 독일과 프랑스, 일본 사례를 들었다.
 
그러나 이 제도는 법에 정해진 것보다 근로시간을 더 줄였을 경우 적용한다. 외국도 법정 근로시간보다 일하는 시간을 단축한 기업과 근로자에게 지원금을 준다. 때론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을 줄여 고용을 유지한 경우에도 지원한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방침은 개정된 법에 따라 근로 시간을 지키면 지원금을 준다는 내용이라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의 취지와 다르다.
 
전문가들은 “거꾸로 가는 고용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을 지키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고, 역으로 지키면 돈을 준다는 게 법을 집행하는 정부의 정책으로 타당한가”라며 “(이런 대책은)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동시에 밟는 꼴”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이나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에 가해질 충격 완화 조치도 내놓았다.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설명하는 매뉴얼을 마련하고, 일터혁신 컨설팅을 한다는 내용이다.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한 벤처업체 관계자는 “이제 막 출발하는 벤처업체에 일터혁신이라니?”라고 반문하며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재량근로 같은 유연한 근무 체계를 확대하는 것은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시간 근로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진국은 근로시간을 지속적으로 단축하되 그 보완책으로 유연근무 체계를 확대했다”며 “유연근무를 확대하면서 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게 올바른 대책”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 실태조사를 거쳐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조준모 교수는 “근로시간이 긴 이유는 정규직 중심의 정책, 유연근로의 어려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근로시간 확대, 파트타임을 나쁜 일자리로 규정한 정책의 오류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진지한 개혁 방안을 내놔야 근로시간 단축이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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