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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폭풍 전야

<준결승 3국> ●안국현 8단 ○탕웨이싱 9단
 
6보(79~88)=앞서 한 수의 교환을 생략한 대가를 치르면서, 탕웨이싱 9단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안국현 8단이 발 빠르게 백의 세력권이던 상변에 보란 듯이 주춧돌을 놓기 시작했다. 이맛살을 찌푸리고 84까지 착수한 탕웨이싱 9단은, 또다시 바둑판 쪽으로 몸을 깊이 숙이고 장고에 들어갔다. 그의 고민은 무엇일까.
 
기보

기보

현재 상황에서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변화도는 ‘참고도1’이다. 일단 이 진행은 백에 만족스러운 결과다. 백이 잡은 흑 넉 점의 가치가, 흑이 잡은 백 넉 점의 가치보다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흑은 A 자리가 끊기는 약점까지 남아있어서 뒷맛이 깔끔하지 않은 모양새다.
 
참고도1

참고도1

하지만, 만만치 않은 게 ‘참고도2’의 변화다(백13...▲). 흑4로 나온 다음, 흑8로 끊으면 아까 변화도와는 완전히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렇게 진행되었을 때 백이 중앙 흑돌을 공격하는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면, 상변과 귀가 모두 깨져 백이 집 부족으로 패배할 공산이 크다.
 
참고도2

참고도2

탕웨이싱 9단은 ‘참고도2’의 싸움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듯, 실전에서 86으로 간명하게 처리했다. 이로써 폭풍 전야와 같았던 상변은 일단락.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반상의 긴장이 이완되는가 싶었던 찰나, 탕웨이싱 9단의 88이 떨어졌다. 이 수를 본 안국현 8단은 본능적으로 ‘날카롭다’는 걸 직감하고 반상으로 몸을 바짝 기울였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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