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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엿보기]드럭스토어, 같은 체인이라도 가격 점포별로 다 달라

 <김인권과 노다 쇼의 일본 엿보기 3편>
 
김 : 오늘은 예고해 드린 대로 지난달 초에 일본 도쿄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갖고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올해 1월 일본에 입국한 한국인 수가 무려 80만명을 넘어섰다는 지난달 중앙일보 기사를 읽고 일본 관광청 자료를 찾아봤어요. 한국 관광객이 단연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중국 관광객이 약 63만명 입국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최근 들어 한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에서 첫 번째로 꼽는다면 아무래도 일본에서만 유통되는 상품들을 구매하는 ‘쇼핑’이겠죠?
 
노다 : 네, 그렇습니다. 언젠가부터 외국인들에게 있어 일본이라는 나라가 볼 거리가 많은 관광 국가가 아니라 살 거리가 무궁무진한 쇼핑 천국이 돼 버린 느낌마저 드는데요, 일본인인 저도 매우 생소할 정도로 격동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을 다녀오면서 일본의 면세 제도가 해외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셨다는데 어떤 말씀이시죠?
 
일본 택스리펀드가 관광객 홀리는 비결은 
 
김 :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을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면세 8%와 5400엔의 마술’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요, 그만큼 일본의 ‘면세’ 구조가 외국인들을 홀리는 마술처럼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일정 금액이 되면 부가세 10%를 빼주는 택스리펀드 즉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면세제도를 운용하는데요. 일본은 마술이라고 할 정도의 관광객 유인 효과를 내지만 한국은 왜 그렇지 못할까 궁금했는데 이번에 그 해답을 확인했습니다.
일본 곳곳에 있는 택스프리카운터에 가면 8%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사진=인터넷 캡처]

일본 곳곳에 있는 택스프리카운터에 가면 8%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사진=인터넷 캡처]

일본의 택스리펀드 제도는 세금을 포함해 5400엔 이상 어치를 살 때 소비세 8%를 면제해주는 것입니다. 가게 점주가 택스리펀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신청한 일본의 거의 모든 가게에서 산 제품에 적용받을 수 있어요. 한국에서 ‘면세점’이라는 곳은 실제로 20% 이상의 각종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으로 둘 다 면세는 맞지만, 그 개념이 ‘택스프리’와 ‘듀티프리’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또 한국에도 택스리펀드 제도가 있지만 주로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에서 처리해주고, 일본처럼 거의 모든 가게에서 편리하게 택스 리펀드가 안 된다는 아쉬움이 있죠. 
또 국내에서 택스 리펀드를 처리해주는 가게들의 경우 상품이 다양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일본과 한국의 택스리펀드의 근본적인 차이는 면세로 살 수 있는 제품의 종류에 있습니다. 
 
노다 : 아 그렇군요!! 다시 정리해보면 일본의 경우 시내의 일반 숍에서 상품을 구매하면서 받는 8%의 소비세 면제는 엄청난 혜택이자 돈을 절약하는 스킬이 되는데 한국에서는 명동의 일반 숍에서 10% 부가세를 면제해준다고 해도 ‘면세점’에서 동일한 물건을 20% 이상 면제해 주기 때문에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는 거군요.      
일본 택스프리 로고

일본 택스프리 로고

 
김 : 1989년도에 3%부터 시작한 일본의 소비세가 8%까지 상승하면서 내국인들에는 많은 반대와 불만이 있었는데요. 이제는 8%를 깎아준다는 것이 외국인들을 홀리는 훌륭한 ‘마술도구’가 돼서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겁니다. 저도 이번 여행 때 리펀드받은 돈으로 간단한 식사 정도는 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음은 일본의 외국 관광객 유치 전략의 중심에 서 있는 ‘돈키호테’라는 전 세계에 유례 없는 희귀한 유통업체 얘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벤치마킹한다는 돈키호테 
노다 : 작년에 일본을 방문한 714만명의 한국인 중 어림잡아 3분의 2 이상은 방문 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 괴물 유통 업태를 일본인들은 '메가 디스카운트 스토어'라고 단순하게 부르고 있어요. 다른 유명한 유통 브랜드 중에서 외국인 여행객이 모르거나 가지 않는 곳도 꽤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광객에게 유달리 인기 있는 돈키호테에 뭔가가 다른 게 숨겨져 있겠죠.
일본 도쿄 신주쿠 지역의 돈키호테 매장 앞에 고객들이 몰려있다. [사진=인터넷 캡처]

일본 도쿄 신주쿠 지역의 돈키호테 매장 앞에 고객들이 몰려있다. [사진=인터넷 캡처]

 
김 : 네 그렇습니다. 최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새로운 쇼핑매장을 선보이겠다고 밝히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죠. 식료품·약품·의류·문구·가구 심지어는 명품백이나 시계까지 판매하는 독특한 상품구조와 24시간 영업, 파격적인 가격 그리고 보물 찾기식의 미로 쇼핑 체험 등 그동안 알려진 여러 성공 요인들 외에 외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또 다른 숨겨진 비결이 있습니다.    
돈키호테는 10년 전부터 '요오코소(잘 오셨습니다)카드'라는 쿠폰을 만들어 3만엔·1만엔·5000엔 이상의 구입 금액에 따라 차등 할인을 해주는 마케팅을 시작했고 전 세계 200여개 이상의 여행사에 쿠폰을 배포하는데 이 쿠폰으로 물건을 사면 수익금의 일부를 여행사에 커미션으로 제공합니다. 쿠폰 수령 여행사 수가 급증하면서, 돈키호테의 차별점과 맞물려 이곳이 관광객에게 가장 유명한 ‘쇼핑 성지’로 등극하게 된 거죠
 
돈키호테가 발행한 일본 요코소 재팬 할인쿠폰

돈키호테가 발행한 일본 요코소 재팬 할인쿠폰

노다 : 이런 선순환 구조의 사업이 확대돼 이제는 관광객유치사업을 전담하는 ‘JIS(재팬 인바운드 솔루션)’이라는 자회사까지 설립했고 이 회사 대표가 일본 인바운드 연합회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대단해졌다는데요, 이렇듯 최근 몇 년간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폭증은 그냥 얻어진 게 아니라 치밀하고 끈질긴 ‘인바운드’ 전략 즉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의 승리라고 보여집니다.
 
김 : 저도 여행 관련 앱을 통해 다운받아서 돈키호테 할인 쿠폰을 사용했는데 제 앞에서 계산하는 대부분의 외국 관광객들이 다양한 쿠폰을 사용하고 있더군요.
일본 쇼핑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1990년대까지는 아키하바라에서 밥솥이나 워크맨 등 각종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모습이었습니다만, 지금은 누가 뭐래도 우선순위로 꼽는 쇼핑은 ‘드럭스토어 털기’라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노다 : 일본 드럭스토어로 몰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첫 번째로 꼽는다면 압도적인 매장 숫자일 겁니다. 전국적으로 50여개의 크고 작은 드럭스토어 체인이 있고 상위 몇 개회사는 전국에 천 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의 최고 관광지인 도톤보리나 신사이바시에서는 하루 자고 나면 드럭스토어가 하나씩 늘어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상품 구성의 경우 약국+슈퍼마켓+편의점을 총망라 할 정도로 다양한데요. 이번 여행 때 드럭스토어의 새로운 비밀을 알아 내셨다구요
 
 천차만별 드럭스토어 가격, SURF앱으로 비교를
김 : 네. 이번에 알아낸 사실 중에 매우 놀랐던 점은, 한국의 경우 동일한 브랜드의 숍들은 똑같은 상품의 경우 전국적으로 가격이 일정한데 일본은 신주쿠에 있는 동일한 브랜드의 드럭스토어라도 숍마다 같은 상품인데도 가격이 다르다는 겁니다. 대부분 직영점 형태로 운영되지만, 점장의 재량으로 가격을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는 완전한 '오픈 프라이스'인 겁니다.  
 
노다 : 극단적인 가격 경쟁을 하다 보니 면세점, 수퍼마켓, 편의점 보다도 제일 저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거군요. 그렇다면 한국 여자 관광객들이 선호한다는 ‘곤약바다케(젤리류)’의 경우 가격 차이가 어느 정도 발생하는지요?
 
김 : 예를 들어 드럭스토어 ‘마츠모토 기요시’ 우에노 아메요코점에서는 곤약바다케 가격이 108엔인데 같은 우에노 지역의 ‘마츠모토키요시’ 히로코지점에서는 142엔을 받고 있을 정도로 가격 차가 큽니다. 심지어 이런 가격 차이를 알려주는 앱까지 등장했다는 얘길 듣고 사용해 봤습니다. ‘SURF’라는 앱인데 지역별, 가격별 정리가 아주 잘 돼 있어서 드럭스토어 마니아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이용할 만 합니다. 또 친절하게도 한글 서비스와 각종 쿠폰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서 일본 여행 시 활용하면 하루 교통비 이상의 이득을 건질 수 있는 ‘핵꿀팁’입니다.  
드럭스토어마다 각기 다른 제품 가격을 비교해 알려주는 일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SURF앱. [사진=SURF앱 캡처]

드럭스토어마다 각기 다른 제품 가격을 비교해 알려주는 일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SURF앱. [사진=SURF앱 캡처]

 
식당 창업자들에게 요긴한 '도구 거리' 
노다 : 이번엔 식당을 창업하는 분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에노 인근 ‘갓파바시’ 지역의 생긴 지 90년이 넘은 ‘도구 거리’입니다. 1㎞ 왕복 4차선 거리에 음식점이나 주방과 관련된 도소매 점포가 약 170여개나 늘어서 있는 곳인데요, 요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필수 코스로 추천해 드립니다. 이곳 역시 ‘택스프리’가 가능한 점포가 꽤 있고 여러 점포에서 구매한 영수증을 모아(5400엔 이상) 면세 센터로 가서 제출하면 신용카드로 구매했어도 현금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받은 잔돈을 식사나 교통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일본 갓파바시 도구거리에는 식당관련 제품을 파는 가게만 170여곳 들어서 있다. 생긴 지 90년이 넘는 가게들이 많다. 사진은 일회용품만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사진=김인권]

일본 갓파바시 도구거리에는 식당관련 제품을 파는 가게만 170여곳 들어서 있다. 생긴 지 90년이 넘는 가게들이 많다. 사진은 일회용품만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사진=김인권]

 
김 : 마지막으로 일본 여행할 때 한 번쯤은 경험해 보시라고 추천해 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유니클로가 만든 초저가 의류브랜드인 'GU'의 무인 계산대입니다. 일본 편의점에서도 일부 매장에서 시범운영 하는 것으로 들었는데 GU의 경우 올해부터 전국 모든 매장에서 시행 중이라고 해서 긴자 매장을 이용해봤습니다. 
일본 유니클로가 만든 초저가브랜드 'GU'의 무인계산대에서 고객이 계산을 하고 있다. [사진=인터넷 캡처]

일본 유니클로가 만든 초저가브랜드 'GU'의 무인계산대에서 고객이 계산을 하고 있다. [사진=인터넷 캡처]

일본 유니클로가 만든 초저가브랜드 'GU'의 무인계산대에서 고객이 계산을 하고 있다. [사진=인터넷 캡처]

일본 유니클로가 만든 초저가브랜드 'GU'의 무인계산대에서 고객이 계산을 하고 있다. [사진=인터넷 캡처]

무인결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확하고 무척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관련 동영상을 올려놓았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일본의 쇼핑과 연계한 관광객 유치 전략과 쇼핑 추천 아이템들을 살펴보았는데요, 다음에는 일본의 새로운 ‘먹는 문화’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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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