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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등하굣길 가로등 설치…우리 힘으로 작은 변화 일으켰죠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여강고등학교 인근 당우교에 가로등이 설치된 모습. 허범현(맨 오른쪽)군은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에 참가해 여강고 학생들의 등하굣길인 당우교의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여강고등학교 인근 당우교에 가로등이 설치된 모습. 허범현(맨 오른쪽)군은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에 참가해 여강고 학생들의 등하굣길인 당우교의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기자님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오늘 기숙사에 들어가던 중 당우교에 가로등이 설치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달 소중 편집부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허범현(경기도 여강고 3)군이 보내온 문자 메시지였는데요. 허군은 중앙일보 청소년매체와 비영리단체 유쓰망고가 함께한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에서 등하굣길의 안전 문제에 대해 고민했던 참가자입니다. 여강고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조그만 다리 ‘당우교’는 인도가 좁고 가로등이 없어 밤에는 사고가 날 위험이 높았죠. 그래서 허군은 친구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에 참가했어요.
 
허군은 문제 현장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당우교에서 실제로 다친 학생과 주변 시민을 인터뷰했어요. 면사무소를 찾아가고 여주시 홈페이지를 통해 민원도 제기했습니다. 또 그동안 조사한 자료를 모아 여주시 담당 부서에 e메일도 보냈고요. 프로젝트를 마칠 당시 해당 부서로부터 ‘상반기 중 당우교에 가로등을 설치하도록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가로등 설치에 대한 확답을 받지는 못해 아쉬운 점도 있었죠. 그런데 드디어 당우교에 가로등이 설치된 겁니다.
 
당우교에 가로등이 설치된 후 밤에도 예전보다 밝은 길을 다닐 수 있게 됐다.

당우교에 가로등이 설치된 후 밤에도 예전보다 밝은 길을 다닐 수 있게 됐다.

허군은 “학생들이 밝은 모습으로 등하교하는 것을 보며 많은 보람을 느끼고, 주변 사람들이 ‘수고했다, 멋있다’고 한마디 건네는 것에 큰 감동과 뿌듯함·행복함을 느꼈다”고 전했어요. 허군은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위험에 주의할 뿐 해결하거나 고치려고 하지는 않아요. ‘누군가 고치겠지, 굳이 내가 해야 되나?’ 생각하며 외면할 뿐이죠. 혹은 ‘내가 할 수 있겠어? 안 되겠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 외면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문제를 직시해 주세요. 세상을 변화시키는 건 촛불 하나로 시작된다는 걸 우리는 알잖아요.”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수료증과 배지.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수료증과 배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총 10주간 진행됐던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참가자들의 고민과 실천은 이어지고 있어요. 청소년 인성교육에 문제를 제기했던 성양디자인 팀(신성중·양명고·안산디자인문화고)은 지난 1월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 담당 이진희 장학사를 만났습니다.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 인성교육 개선의 실마리를 얻기 위해서였어요. 안양에서 의정부까지 대중교통으로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도 마다 않고 찾아갔죠. 이 장학사는 성양디자인 팀 학생들에게 정책 담당자로서 생각하는 인성교육의 문제와 고민거리를 솔직하게 이야기했어요.  
  
성양디자인 팀의 강태영(경기도 양명고 2)군은 “10주 동안의 프로젝트는 아쉽게 막을 내렸지만 우리 팀은 그대로 끝내지 않고 활동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어요. 공부하느라 바쁘지만 틈틈이 휴대폰 채팅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솔루션을 구상했죠. 강군은 양명고 체인지메이커 동아리 ‘공감혁신부’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 동아리는 만안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 아카데미 ‘늘예솔’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성교육 요소가 포함된 체인지메이커 프로그램을 교육해주는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에 하던 교육봉사 프로그램에 인성 함양을 위한 내용을 포함시키기로 한 거죠.  
  
경기도 양명고등학교 동아리 '공감혁신부'는 지난해 교내 축제에서 '체인지메이커'에 대해 알리는 활동을 했다.

경기도 양명고등학교 동아리 '공감혁신부'는 지난해 교내 축제에서 '체인지메이커'에 대해 알리는 활동을 했다.

강군은 “체인지메이커 활동을 하는 저를 보고 어떤 친구는 ‘쓸데없는 짓 말고 그럴 시간에 공부나 해’라고 비웃기도 하고, 또 팀원 간 의견 충돌이 일어날 때도 많지만,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가 직접 보고 느낀 문제의식이기 때문에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면서 “체인지메이커 활동은 앞으로도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강군은 체인지메이커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안양 지역 동아리들을 대상으로 3일짜리 체인지메이커 여름캠프를 열어보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어요.  
  
지난 프로젝트에서 청소년 성교육문제에 대해 고민했던 창덕여중 팀도 체인지메이커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교내에 ‘이거 한번 해결해보고 싶다(이.해.싶.)’라는 자율동아리를 만들어 변화를 일으키는 데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모으고 있다고 해요. 새 학기를 맞아 포스터를 만들어서 홍보도 열심히 했죠. 다가오는 5월에는 1박 2일 체인지메이커 캠프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난 1월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참가자들에게 수료증과 배지가 전달됐다. 참가자들은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체인지메이커로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월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참가자들에게 수료증과 배지가 전달됐다. 참가자들은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체인지메이커로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정빈(서울 창덕여중 2)양은 프로젝트 참가 이후 “성교육과 관련된 단어나 말을 들었을 때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됐다”고 해요. 박양은 “그동안 흘러 가는 대로, 불만족스러운 것들도 그저 ‘불편해’라고 생각만 했는데, 불편한 점을 바꾸는 건 작지만 큰 도전이었어요. 프로젝트는 끝났어도 의지가 활활 타오르던 그때처럼 제대로 솔루션을 진행해보고 싶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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