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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새 그리고 햇빛

새 그리고 햇빛           
정희성(1945~ )
 
 
시아침 4/9

시아침 4/9

바닷가에 서서
수평선을 보느니
물새 몇 마리 끼룩대며 날아간
어두운 하늘 저 끝에
붉은 해가 솟는다
이상도 해라
해가 해로 보이지 않고
구멍으로 보이느니
저 세상 어드메서
새들은 찬란한 빛무리가 되어  
이승으로 돌아오는 것일까
 
일찍 일어난 물새들이 날아간 새벽 바다에 해가 솟는다. 역시나 일찍 일어난 시인이 그 빛 덩이를 보고 있다. 둥근 해를 빛의 구멍이라 여긴 착시의 순간은 찬란하다. 아마 새들은 미리 알고 어둠을 헤치며 마중 갔던 것이리라. 그리고는 그 작은 끼룩거림으로 자랑스레 해를 인도해 오고 있다. 어머니인 해가 저희들을 낳는 줄 모르고. 매일 한 번씩 새로 낳아주는 줄도 모르고.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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