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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송파 세모녀’ 이후에도 복지 사각지대 여전

증평 모녀 사건은 4년 전 ‘송파 세모녀 사건’ 이후 복지 사각지대 사전 예방시스템에 여전히 구멍이 뚫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자살 유가족의 관리의 허점까지 드러냈다. 올해 예산의 34%인 144조7000억원을 복지에 쓰고 있지만 송파 세모녀 사건과 유사한 비극을 막지 못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는 2015년 말부터 단전·단수·가스공급중단·건강보험료 체납 등 14개 공공기관의 27개 정보를 모아서 사각지대 세대를 찾는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예방 조치다. 하지만 여기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체납자 정보는 27개 정보에 포함돼 곧바로 복지부에 통보된다. 이렇게 통보된 세대 중 정도가 심한 5만~7만명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현지 조사를 나간다. 두 달마다 시행한다. 27개 정보를 종합해서 점수가 높게 나와야 고위험군에 든다.
 
A씨처럼 민간 임대아파트에 살거나 전세 보증금이 1억원을 넘는 경우는 빠진다. A씨 모녀는 월세·수도비·전기요금이 밀렸지만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만 파악하고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A씨는 관리사무소에서 단전·단수를 하지 않았고 관리비 연체만 파악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 정보를 지자체에 통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간 아파트 관리비 연체 정보가 정부의 빅데이터 망과 연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건보료 체납도 월 5만원 이하 세대만 27개 항목에 포함된다. A씨는 다섯 달 건보료가 밀렸지만 월 평균 7만~8만원을 냈기 때문에 정부의 관리 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서 ‘포용적 복지국가’를 내세웠다. 통합적·체계적인 빈곤 사전예방 체계 구축, 찾아가는 복지서비스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통한 위기 가구 선제 지원 등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그물망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자살 유가족에 대한 관리·지원 미비도 드러났다. 이들은 죄책감과 분노 등이 겹치면서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과 비교해 자살 위험은 8.3배, 우울증 확률은 7배로 뛴다. A씨도 지난해 9월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곧이어 어머니도 숨지면서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고통 완화를 위한 지원책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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