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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하면 딱 떠오르는 채널 만들고, 부처별 대책 총괄 필요”

정부는 지난달 8일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미투’ 폭로의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위법성을 없애고, 권력형 성폭력 범죄의 법정형을 상향하며 공소시효를 연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조직적 방조행위에 대한 처벌, 특별조사단 및 특별신고상담센터 운영 방안도 포함됐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지현 통영지청 검사의 ‘미투’ 폭로 이후 성폭력 가해자 처벌 강화(21건),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13건), 여성폭력방지(2건) 등 관련 법안은 총 36건에 이른다.
 
이처럼 ‘미투’ 이후 정부와 정치권이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부 대책안의 경우 특별조사단과 신고·상담센터 운영 기간이 100일로 한시적이고, 가해자 소속 단체에 대한 지원금을 중단할 경우 조직 내 피해자가 당장의 생계 걱정으로 신고를 망설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회에 제출된 법안들도 대동소이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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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이 미투시민행동 홍보팀장은 “2차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구호’는 있지만, 피해자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실천방안’이 없다”며 “막연한 교육과 상담 안내에 그쳐 아쉽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종합적 대책을 마련해 일상화된 젠더 폭력에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성정책연구원 소속 장미혜 변호사는 “전체 미투 폭로자 중 법적 처벌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피해자가 낸 목소리에 대한 정책적 피드백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이라며 “정부 부처마다 소관 업무가 달라 대책도 따로 나오는데 이를 총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형법 개정안 처럼 강간에 대한 의미를 다르게 인식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사회적 인식 개선이 정부 조치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성폭력 표준 규정을 만들고, 처리 노하우를 공유하며 피해자들이 심리상담 등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성폭력 하면 딱 떠오르는 곳이 있도록 채널을 일원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여성국·김정연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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