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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기혼 여성 '나' 위주로 은퇴 계획 세워라

하현옥 경제부 기자

하현옥 경제부 기자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65~75세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2.7%, 76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60.2%다. 38개 회원국 평균의 각각 4배와 4.2배에 달한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높은 것은 미흡한 노후 준비 탓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25~74세 남녀 비은퇴자 19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은퇴준비지수 2018’에 따르면 한국인의 은퇴 준비 점수는 54.5점으로 ‘주의’(50~70점) 수준이었다.
 
은퇴 준비의 더 약한 고리는 늘어나는 1인 가구다. 1인 가구의 은퇴 준비 점수는 50.5점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1인 가구의 절반가량(47.6%)이 ‘위험’(0~50점)에 속해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인 가구(539만8000 가구)는 전체의 27.9%를 차지한다. 1985년에 비해 5배가량 늘었다. 점점 늘어나는 1인 가구의 노후 준비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1인 가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미혼 가구로 생각하기 쉽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재정적 위험에 처한 1인 가구에서 50~60대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이들은 처음에는 기혼이었다. 이혼이나 사별 등 혼인관계 변동으로 1인 가구가 됐지만 노후 준비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1인 가구의 연금 가입률은 59.6%에 불과했다. 연금 가입이 남편 위주로 이뤄진 탓이다. 반면 비혼 비중이 높은 40대 1인 가구는 연금 가입률(94.1%)이 높게 나타나는 등 오히려 노후 대비에서 기혼자보다 앞서 있었다.
 
지난해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85.4세다. 남성(79.3세)보다 6년 정도 길다. 아내가 남편보다 오래 살 확률이 높은 셈이다. 배우자의 사망이나 부재가 은퇴 리스크가 되는 이유다.
 
자녀에게 봉양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100세 시대’를 앞둔 기혼 여성도 나름의 은퇴 전략을 짜야 한다. 전업주부라도 국민연금 임의 가입이나 추후 납부 제도(경력단절자)를 활용할 수 있다. 본인 명의의 개인연금과 보장성 보험을 마련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편안한 노후는 준비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다. 기혼 여성도 예외가 아니다. 국가와 가족에게만 기대면 불안한 노후를 맞을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나’ 위주로 은퇴 계획을 짜야 한다.
 
하현옥 경제부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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