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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루치 “조윤제 대사까지 나서 소장 교체 계속 요구” 구재회 “물러난다 했더니 부소장도 함께 나가라 해”

워싱턴 한·미연구소 ‘코드 인사’ 압박 논란
갈루치 이사장

갈루치 이사장

정부가 미국 워싱턴에서 북한 관련 전문매체 38노스를 운영하는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USKI)에 대해 예산 지원을 6월 중단하겠다고 지난 4일 통보했다. 워싱턴에선 로버트 갈루치 USKI 이사장과 학교 측이 구재회 연구소장과 제니 타운 부소장을 내보내라는 청와대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제니 타운 부소장은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편집장이다.

청와대 개입했다는 갈루치 이사장
한국 정부 정책·원칙 때문이 아니라
한 사람이 주도한 것이라고 들었다

정치적 압력이라는 구재회 소장
양정철 전 비서관도 여기 와 있는데
‘이재오와 가까운 사람’ 규정해 황당

 
5일 USKI에 따르면 주미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 2명이 전날 갈루치 이사장을 방문해 “한국 정부가 (2006년부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을 통해 USKI에 했던 예산 지원(20억원)을 5월을 마지막으로 끊겠다”며 “6월부터는 SAIS의 한국어 수업을 포함한 한국학 연구만 지원하겠다”고 통보했다. 현행은 USKI의 예산에서 한국학 연구를 지원하는 형식이었다(연간 2억원 수준). 이들은 또 “한국 정부와 KIEP는 USKI와 관련한 존스홉킨스대의 결정 권한에 부적절하게 영향을 미치거나 대학의 진실성을 침해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 집행 중단 조치의 시발은 한국 국회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갈루치 이사장은 이에 “한국 정부가 부당한 간섭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건 전혀 그럴듯하지 않은 변명이며 사실도 아니다”며 “나는 조윤제 주미대사를 포함해 한국 대표자들로부터 구재회 USKI 소장을 교체하라는 요구를 계속 받아 왔다”고 반발했다고 한다. 이어 “대학의 독립성을 왜곡하려는 시도는 미국 내 한국의 위상과 메시지를 깎아내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갈루치 이사장은 국회 주도란 주미대사관 측 주장에 대해서도 “복수의 한국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일은 오직 청와대 내부의 한 사람이 정책이나 원칙 때문이 아니라 개인적 과제로 추진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나 누군지 특정하진 않았다고 한다. 갈루치 이사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항의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구재회 한미연구소(USKI) 소장

구재회 한미연구소(USKI) 소장

USKI는 각각 초대 이사장과 소장이던 돈 오버도퍼(작고) 전 워싱턴포스트 기자와 주용식 교수의 주도로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정부 예산 4억원을 받아 설립됐다. 이때 존스홉킨스대 SAIS에 한국학과도 개설됐으며 졸업생들은 국무부에 많이 진출한다. 구 소장은 2007년부터 12년째 USKI 운영을 맡고 있다.
 
‘강제 퇴출’ 대상자로 지목된 구 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가 KIEP를 통해 올해 6월 안식년을 가는 형식으로 물러나겠다고 타협안을 제시했다”면서 “KIEP 측이 처음엔 수용할 듯하다가 청와대와 협의한 뒤 이번엔 타운 부소장까지 물러나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갈루치 이사장과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계속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구 소장과의 문답.
 
한국 정부나 KIEP는 국회의 요구라는데 갈루치 이사장은 왜 청와대를 지목하나.
“지난해 국회 예·결산 전부터 청와대 정책실 주도로 국회 정무위 간사인 이학영(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 측에서 회의를 열어 내가 물러나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부터 KIEP를 통하거나 혹은 갈루치 이사장이나 내게 직접 노골적으로 요구해 왔다. 회의 내용을 포함해 무수히 많은 메일을 갖고 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바쁠 시기에 조윤제 주미대사까지 갈루치 이사장을 만나 거듭 나를 지목해 물러나라고 할 정도다. 이번에도 NRC가 이사회까지 열어 결정했다는데 조그마한 해외 연구소가 한국 정부에 그렇게 중요한가.”
 
정치적 배경이 있다고 보는 건가.
“발단은 이재오 전 의원이 2008년 USKI에 방문학자로 온 거였다. (2006년 USKI 소장이었던 중앙대 국제대학원의) 주용식 교수와 내가 이 전 의원이 있는 동안 배려했더니 한국에선 내가 ‘이재오와 가까운 사람’이라고 돼 있더라. 지금 여당 쪽에서도 추미애 대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등 많은 정치인이 왔고 현재도 양정철 전 비서관이 방문학자로 와 있다. 내가 미국 공화당에 가까운 보수성향인 건 맞지만 우리 연구소는 갈루치 대사, 조엘 위트를 포함해 워싱턴 내 대북 대화파의 산실이다. 사실 지난 정부 때도 서재정 전 교수에 대해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는 사람이 왜 USKI에 있느냐’는 압력이 있었다. 그때도 USKI는 물론 대학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 전 교수는 6년 계약기간을 마치고 떠났다. 그런데 정부가 바뀌니 예산까지 끊겠다고 하는 거다.”
 
한국에선 20억원 예산 지원을 받으면서도 한두 페이지 보고만 해왔다는데.
“매년 KIEP에 3000~5000페이지 분량으로 사업 내역을 보고했다. 국제택배로 보내니 KIEP에서 분량이 많다고 부담스러워해 나중엔 CD나 USB로 보냈을 정도다. 예산 집행 내역 보고도 매년 KIEP가 요구하는 형식에 맞춰 보냈다. KIEP가 중간에서 국회나 청와대에 제대로 전달을 안한 것인지, 투명성이 없다는 지적을 이해할 수 없다.”
 
한국 정부 압박 강도가 어느 정도나 셌나.
“갈루치 대사가 내가 떠나는 걸 극구 반대하니 정부 고위 관계자가 ‘구 소장이 연구소 예산으로 하와이 가족여행까지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나는 물론 가족들도 하와이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또 문정인 대통령 특보까지 갈루치 대사를 설득하려고 ‘구 소장이 20만 달러 넘게 연봉을 받는다더라’고 하더라. 근데 내 연봉은 14만 달러다. 워싱턴의 다른 싱크탱크는 물론 한국 정부가 직접 설립한 KEI 소장에 비교해서도 훨씬 적다.”
 
이에 대해 KIEP 측은 “청와대가 관여했는지는 알지 못하며 지난해 국회 예·결산 과정에서 USKI의 예산 투명성 확보와 함께 소장의 장기 재직 문제 해소 요구가 있었다”며 “이를 시정하는 과정에서 갈루치 이사장과 대학 측이 독립성 침해라며 거부해 예산 지원 중단으로 결론난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로버트 갈루치 미 북핵 특사로, 북핵 위기를 봉합한 1994년 ‘북핵 제네바 합의’를 끌어낸 주역 중 한 명이다. 워싱턴의 조지타운대 국제관계대학원장을 맡아 동아시아 문제를 중심으로 한 외교 분야 연구를 했던 그는 대표적인 북핵 협상론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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