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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라고? 우주의 외딴 행성인 줄 알았다!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키르큐펠과 키프큐펠스포스.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키르큐펠과 키프큐펠스포스.

 
 여행과 영화, 여기에 음악까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는 영화에 대해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16년간 평범하게 일만 해온 주인공 월터가 잃어버린 사진 필름을 찾아 난생처음 모험을 펼치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월터의 모험 내내 아이슬란드 풍광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영화에 나오는 그린란드·아프가니스탄·히말라야의 장면 대부분이 실은 아이슬란드에서 촬영한 것이다. 물론 아이슬란드 모습 자체로도 등장한다. 수천 년 세월이 담긴 빙하부터 끓어오르는 화산과 대지, 신비로운 만년설, 거대한 폭포에 이르기까지 대자연의 다채로운 얼굴을 모두 품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월터의 자취를 따라 아이슬란드 서쪽 스나이펠스네스(Snæfellsnes)반도부터 이스트 피오르(East Fjords)를 지나 남쪽 빙하지대까지 다녀왔다. 그리고 깨달았다. 우리가 사는 현실은 사실 상상 이상으로 아름답다는 것을.
 
 아이슬란드의 축소판 스나이펠스네스반도
스나이펠스네스 반도는 다채로운 자연환경과 북유럽 특유의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 때문에 아이슬란드의 축소판이라고 불린다.

스나이펠스네스 반도는 다채로운 자연환경과 북유럽 특유의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 때문에 아이슬란드의 축소판이라고 불린다.

 아이슬란드 서쪽에 약 90km 길이로 뻗은 스나이펠스네스반도가 있다. 빙하를 품은 화산, 평원 위에 솟은 분화구, 용암 들판 등 다양한 지형과 북극권 특유의 몽환적인 풍광 덕에 아이슬란드의 축소판이라 불린다.  
 월터의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된 곳도 스나이펠스네스다. 반도 북쪽의 어촌 스티키시홀무르(Stykkisholmur)가 그린란드에 도착한 월터가 이륙하는 헬기에 뛰어든 바로 그 장소다. 스티키시홀무르에서 약 40km 떨어진 그륀다르피오르뒤르(Grundarfjorður)까지 가는 길은, 지구인지 우주의 외딴 행성인지 모를 굉장한 풍경의 연속이다. 아이슬란드에 처음 도착한 월터가 자전거를 타고 왜 하필 이곳을 달려야 했는지 이해가 간다.
스티키쉬홀므르에서 그륀다르피오르뒤르로 향하는 길. 이끼로 덮인 현무암 지대와 웅장한 산맥의 모습이 신비로움을 더한다.스티키쉬홀므르에서 그륀다르피오르뒤르로 향하는 길. 이끼로 덮인 현무암 지대와 웅장한 산맥의 모습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이끼로 덮인 현무암이 끊임없이 펼쳐진 베르세르캬흐뢰인(berserkjahraun)을 지나면 동화 같은 그륀다르피오르뒤르 마을이 나타난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키르큐펠(Kirkjufell)이다. ‘교회를 닮은 산’이라는 의미라지만 어느 각도에서, 그리고 어느 계절에 보느냐에 따라 모양과 분위기가 천차만별이다. 신비로운 자태로 솟아오른 산과 맞은편에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조화는 아이슬란드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이다.
 
 피오르 따라 만끽하는 자유 이스트 피오르
이스트 피오르의 세이디스피외르디르로 향하는 도로. 월터를 따라 롱보드를 타고 질주하는 여행자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스트 피오르의 세이디스피외르디르로 향하는 도로. 월터를 따라 롱보드를 타고 질주하는 여행자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스트 피오르는 아이슬란드의 숨겨진 보석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덜 알려졌으나 공룡의 발가락처럼 기다랗게 뻗은 빙하침식곡은 노르웨이의 피오르만큼 아름답고, 천혜의 자연환경은 아이슬란드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웨스트 피요르드 못지않다.
 에이일스타디르(Egilsstaðir)에서 시작해 세이디스피외르디르(Seyðisfjorður) 마을까지 이어지는 93번 도로는 이스트 피오르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구간이다. 영화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월터 미티의 롱보드 시퀀스‘의 배경지기도 하다. 빙하가 지나간 자리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거침없이 질주하다 보면 세상 모든 자유가 내 것이 된 것 같은 짜릿함이 느껴진다.
 협곡 끝자락에 보석처럼 박힌 세이디스피외르디르는 마치 요정이 사는 마을 같다. 알록달록한 지붕을 뒤집어쓴 가옥, 마을을 수호하듯 에워싼 산맥, 신비로운 파란 교회가 데칼코마니처럼 찍히는 잔잔한 호수는 평화롭고 사랑스럽다.
세이디스피외르디르. 아이슬란드 어촌마을 특유의 아기자기한 풍경과 바다에 비친 반영이 아름답다.

세이디스피외르디르. 아이슬란드 어촌마을 특유의 아기자기한 풍경과 바다에 비친 반영이 아름답다.

이스트 피오르의 숨막히는 풍경. 협곡 끝자락에 보이는 마을이 세이디스피외르디르다.

이스트 피오르의 숨막히는 풍경. 협곡 끝자락에 보이는 마을이 세이디스피외르디르다.

 
 얼음과 시간이 만든 걸작 바트나요쿨 빙하
아이슬란드 최대 규모의 빙하지대인 바트나요쿨. 거대한 대자연 앞에서는 그 누구라도 한없이 작아진다.

아이슬란드 최대 규모의 빙하지대인 바트나요쿨. 거대한 대자연 앞에서는 그 누구라도 한없이 작아진다.

 아이슬란드 남동부의 바트나요쿨(Vatnajokull) 국립공원에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큰 빙하지대가 있다. 유럽을 통틀어서도 가장 큰 빙하지대다. 8100km² 면적으로 우리나라의 충청남도와 맞먹는 크기다. 
 산맥 사이를 메운 거대한 빙하, 지하수가 지난 자리에 생긴 얼음동굴, 바다와 빙하가 만나 만들어낸 요쿨살론(Jokulsarlon), 얼음 조각이 떠다니는 다이아몬드 해변까지 수천 년 세월이 얼음과 만들어낸 합작품이 바트나요쿨 곳곳에 숨어있다. 히말라야 만년설을 오른 월터가 마침내 사진작가 션 오코넬과 조우하는 장면도 실은 바트나요쿨의 산악 빙하지대에서 촬영된 것이다.
 얼음과 바다 그리고 억겁의 시간이 만들어낸 빙하호수, 요쿨살론.

얼음과 바다 그리고 억겁의 시간이 만들어낸 빙하호수, 요쿨살론.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스코가포스.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스코가포스.

 아이슬란드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폭포의 향연이 펼쳐진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스코가포스(Skogafoss)다. 아프가니스탄을 가로지르는 월터와 포터들 뒤로 등장하는 거대한 폭포가 바로 이 폭포다. 60m 높이의 절벽 사이로 거대한 물줄기가 낙하한다. 워낙 유량이 풍부해 폭포 앞마당에 무지개가 시도 때도 없이 피어난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셀랴란드포스(Seljalandsfoss)에서는 폭포 뒤편으로 걸어 들어가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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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한국∼아이슬란드 직항은 없다. 영국·핀란드 같은 주변 유럽 국가를 경유해야 한다. 아이슬란드 화폐 단위는 크로나(ISK. 100크로나=약 1070원)다. 물가는 비싼 편이다. 외식 물가가 특히 비싸지만 마트의 식료품 가격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숙소 대부분에 여행자를 위한 조리 시설이 갖춰져 있다. 1월 기준 아이슬란드의 평균 기온은 0도, 7월 기준은 11도다. 여름에도 두꺼운 옷이 필요하다. 백야에 대비해 선글라스·선크림·안대도 있어야 한다. 블루 라군을 비롯해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으니 수영복도 챙기자. 하나 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OST는 절대 잊지 말자.
 
글·사진=고아라 여행작가 minstok@naver.com 여행작가이자 사진작가. 전 세계를 유랑하는 편식 없는 여행가다. 자신만의 시선이 담긴 사진과 글로 여행을 담아내고, 다른 이와 나누는 일에서 행복을 느낀다. 『그리스 홀리데이(공저)』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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