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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민들 "내 손으로 찍어줬는데…안타깝고 실망스럽다"

박근혜 대통령 1심 선고가 있었던 6일 오후 대구 달성군 옥포면 강림2리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모여 생중계를 보고 있다. 백경서 기자

박근혜 대통령 1심 선고가 있었던 6일 오후 대구 달성군 옥포면 강림2리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모여 생중계를 보고 있다. 백경서 기자

"24년? 하이고야…·이제 누가 대통령 할라 하낀교.” “아랫사람 몇 명 잘못 둔 것뿐인데 너무 심한 것 아닌교." 
 
6일 오후 3시55분쯤 대구시 달성군 옥포면 강림2리 경로당.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부 김세윤 부장판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을 선고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쏟아졌다. 이날 어르신 20여 명이 경로당에 모여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 생중계를 지켜봤다. 
지난 5일 오전 대구 달서구 감삼동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대한애국당원과 지지자를 비롯한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이 ‘평양올림픽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횡단보도 앞 가로수에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뉴스1]

지난 5일 오전 대구 달서구 감삼동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대한애국당원과 지지자를 비롯한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이 ‘평양올림픽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횡단보도 앞 가로수에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뉴스1]

 
김삼수(80)씨는 "정부, 언론에서 몰아가기를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잘못이 없다고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한차선(85)씨는 "믿고 찍었는데 너무 안타깝고 또 실망스럽다"고 했다. 조모씨(75)씨는 "어느 대통령이 그렇게 깨끗했냐"면서 "지금 대한민국 정치는 진보로 쏠리고 적폐 청산에만 집중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달성군에서 내리 네 번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근혜 전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 소환에 응해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정희조 기자

박근혜 전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 소환에 응해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정희조 기자

 
TK(대구·경북)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결과를 두고 대부분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박 전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졌던 직장인 이은정(33)씨는 "지역 출신의 여성 대통령이라 기대를 품고 지지했는데 국정 운영을 하며 저지른 일들이 밝혀지고 나니 배신감이 크다. 이번 판결은 사필귀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김은중(45·경북 칠곡군)씨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대통령도 비리를 저지를 경우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재단 이사장으로 몸담았던 영남대의 한 교직원은 "학교 자체에 오늘 재판과 관련해서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심 선고 재판을 생중계한 것을 두고는 입장이 엇갈렸다. 조국사(50·경북 구미시)씨는 "박 전 대통령이 살인을 저질렀나, 나라를 팔아먹었나. 박 전 대통령의 공로도 충분히 있는데 정부와 언론이 생중계해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분노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산소재 전문대학 교수(43)는 "생중계를 보고 누가 또 부정한 짓을 하겠느냐. (박 전 대통령이) 불쌍하고 애처로운 맘도 있지만, 그만큼 공정하고 투명하게 세상이 바뀐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옆 기념공원에서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11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옆 기념공원에서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이날 오후 경북 구미 상모동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입구에는 '박근혜 인권 유린 중단 및 무죄석방촉구' 현수막이 바람에 날려 나부끼고 있었다. 찾는 사람이 적어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전병억(78)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이사장은 "정권 바뀌고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들도 다 부진해졌다. 어떻게 정부가 한 집안을 이렇게 만들 수 있는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생가 옆 박정희 대통령 기념공원에서 만난 김춘희(70)씨는 "씁쓸하다. 그저 불쌍한 것 같다"며 말을 흐렸다.  
6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입구. 찾는 사람이 없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백경서 기자

6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입구. 찾는 사람이 없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백경서 기자

 
TK의 오피니언 리더들도 1심 선고 결과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재동 대구지방변호사회 전 회장은 "TK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정서적 집착이 심하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과거 정서에서 좀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긍할 건 수긍하고 잘못된 정치적 관행은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예상했던 대로 중형이 나왔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재판장에 출석하지 않고 회피하는 모습은 좋지 않았다. 오히려 잘못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백경서·김정석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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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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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