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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1심 선고돼도…특활비 뇌물수수, 공천개입 '첩첩산중'

박근혜(66·구속기소) 전 대통령은 6일 첫 선고가 내려지는 국정농단 사건 외에도 국정원 특수활동비 불법 수수 및 공천개입 혐의로 두 차례 추가 기소돼 있다. 
 
이날 재판 결과에 더해 추가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될 경우 형량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전 대통령의 나이를 감안하면 일부 혐의가 무죄로 결론난다 해도 최종적으론 사실상 종신형에 해당하는 형량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국정원 특활비 청와대 상납 흐름도. 검찰은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이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를 상납받은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포토]

국정원 특활비 청와대 상납 흐름도. 검찰은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이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를 상납받은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포토]

검찰은 지난 1월 4일 국정원 특활비 36억 5000만원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박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했다. 검찰 수사 결과 박 전 대통령은 이 중 15억원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최순실씨의 차명폰을 개통하고 각종 주사 시술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또 국정원 특활비 중 일부기 비선실세였던최씨에게흘러 들어간 정황도 포착됐다. 국가정보 활동에 쓰여야 할 국민 혈세가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포함 국정 농단의 주역들에 의해 나눠먹기식으로 사용됐다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다.
 
지난 2월 1일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공천과정에 불법 관여한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 기소가 이뤄졌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일명 ‘진박(진찌 친박) 감별용 여론조사’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친박계 인사들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공천하기 위한 사전 작업 차원이었다. 이 같은진박 감별용 여론조사는 총 120회가량 실행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1심선고 공판 방청권 추첨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리고 있다. 최승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1심선고 공판 방청권 추첨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리고 있다. 최승식 기자

검찰 수사 결과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 들어간 비용 중 상당수는 국정원 특활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국정원에서 불법 수수한 특활비 5억원을 여론조사에 사용한 혐의로 현기환(59)·김재원(54) 전 정무수석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돈을 요구한 건 현 전 수석 때, 실제 받은 건 김 수석 때인 것으로 보고 이들을 뇌물 수수 공범으로 판단했다.
 
특활비 불법 수수 및 공천개입 혐의에 대한 재판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재판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다. 변호사 선임은 물론 법원이 지정해 준 국선 변호인들의 접견조차 거부해 왔다.
  
박 전 대통령의 태도가 바뀐 것은 지난달 16일,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국선변호인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면서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1심 선고를 앞두고 3차례에 걸쳐 자필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등 비교적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 보이콧 외에 아무런 전략 없이 외부와의 접촉을 단절하는 것이 오히려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 검찰이 최순실씨가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유기징역 최대치인 징역 30년을 구형하는 등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선 시간이 흐를수록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국정원 특활비를 전용한 것이 '관행'처럼 이어졌다는 주장도 있고, 박 전 대통령 직접 지시하거나 관여한 증거가 없을 경우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거란 견해도 있다.
안봉근(왼쪽부터) 전 청와대 비서관,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지난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봉근(왼쪽부터) 전 청와대 비서관,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지난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은 의견서를 통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우선 특활비 수수와 관련해선 ”상납을 지시한 적 없고 구체적인 액수나 사용처도 모른다”며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다만 “취임 직후인 2013년 5월쯤 비서관 3명 중 한명에게 청와대가 국정원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고 관행적으로 받아서 썼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면 청와대 업무 경비로 사용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천개입 혐의에 대해서도 “관여한 적 없다”며 “친박 리스트를 작성하라는 지시도 없었고 (여론조사) 현황 자료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특활비 재판에 불출석하는 이유에 대해선 “어디까지나 건강상의 이유다. 검찰 측의 주장대로 사법권을 부정하고 재판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모르쇠’ 전략을 얼마나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특활비 상납 당시 국정원장 등 사건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돈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한데다 최초 지시자로 박 전 대통령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국정원 특활비 상납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였다고 진술한 이병기(왼쪽부터), 남재준,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뉴스1]

국정원 특활비 상납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였다고 진술한 이병기(왼쪽부터), 남재준,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뉴스1]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3인방(이병기·이병호·남재준 전 국정원장)은 지난달 15일 특활비 수수 의혹과 관련한 첫 공판기일에서 특활비 상납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뇌물 목적으로 돈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렇게 사용될 줄 몰랐다”고 혐의를 부인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책임을 넘겼다.  
 
특히 이병기(72) 전 원장은 “그렇게 올린 돈(특활비)이 제대로 된 국가 운영에 쓰일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 반대로 된 것이 안타깝다.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까지 느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국가 예산을 사용하는 데 저의 지식이 모자란 책임이 있다면 기꺼이 지겠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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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