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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보이콧' 중인데...박근혜, 1심 선고 뒤 항소할까

지난해 5월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 임현동 기자

지난해 5월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 임현동 기자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박근혜(66) 전 대통령은 항소할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가 6일 오후 2시 10분부터 1심 선고 공판을 여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항소 여부가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재판을 거부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이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다시 시비를 가려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기한 연장에 반발, 지난해 10월 16일부터 모든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직접 준비한 입장문을 읽었다. 그는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라며 “정치적 외풍, 여론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이상 의미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현 정부, 검찰뿐 아니라 법원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재판은 물론 특활비 수수 의혹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조현권 국선변호사가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조현권 국선변호사가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박 전 대통령의 항소 여부가 주목되는 것은 1심 선고 전망이 밝지 않아서다. 앞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18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 중 14개 혐의가 겹치는 ‘비선실세’ 최순실(62)씨는 지난 2월 13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 사건과 같은 재판부(형사합의22부)가 내린 판결이다.  
 
게다가 재판부는 최씨에게 중형을 선고하며 “국정농단 사태의 주된 책임은 헌법상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이 위임한 권력과 지위를 사인(私人ㆍ최순실)에게 나눠준 대통령과 최씨에게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 관계로 보는 재판부의 시각이 드러난 셈이다. 한 고법판사 출신 변호사는 “만약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된다면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선 항소를 포기하기 더 어려운 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 이미지 [연합뉴스]

법원 이미지 [연합뉴스]

1심 선고 뒤 항소 절차는 이렇다. 항소장은 선고 일로부터 일주일 내에 1심 재판부에 제출돼야 한다. 통상 변호인과 피고인이 협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과의 접견 등을 일체 거부하고 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국선변호인 측이 박 전 대통령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항소장을 제출할 순 있다. 앞서 국선변호인 측은 재판부가 1심 선고를 생중계하기로 결정하자 “대법원 선고가 나지도 않았는데 1심 선고를 중계하는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단 국선변호인 측에선 최소 항소장 제출까지는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방청권 추첨이 28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방청권 추첨이 28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현 국선변호인 측의 의무는 여기까지다. 이후 항소이유서 제출은 새롭게 선임된 국선변호인단에서 맡게 된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 항소심 재판부는 소송 기록들을 넘겨받았다는 사실을 피고인과 변호인 측에 알린다. 이를 소송기록접수 통지라고 하는 데 형사소송법상 그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가 제출돼야 한다.
 
항소이유서 역시 피고인과 변호인이 상의해 제출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박 전 대통령이 변호인 접견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최근 별도로 진행 중인 특활비 재판에선 박 전 대통령이 두 차례나 자필 의견서를 제출해 혐의를 부인한 만큼 2심부터는 달라진 태도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진녕 변호사는 “1심에서 중형 선고가 예고돼 박 전 대통령으로서도 항소를 거부할 순 없을 것이다”며 “항소심부터는 1심에 비해 적극적인 방어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전망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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