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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불 밝힌 제주 첫 야시장 북적북적

남들이 모두 퇴근하는 해 질 무렵 문을 연다. 식당 주인은 식재료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어둠이 내리면서 손님이 하나 둘씩 모이고, 얼마 후 자리를 꽉 채운다. 2015년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로 제작됐던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의 시작 장면이다. 저녁 시간을 즐기기 위한 ‘심야식당’ 같은 곳이 제주에도 생겼다. 제주 지역 첫 야시장인 ‘제주동문재래시장 야시장’이다.
 
4일 오후 9시 동문시장 곳곳은 발 디딜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곳은 지난달 7일 시범적으로 문을 연 이후 평일 6000여 명, 주말 1만여 명이 몰린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맛있다’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제주도 야간관광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평소 시장을 알고 있던 제주도민들도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매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 최초로 야시장을 연 동문시장 전경. [최충일 기자]

제주 최초로 야시장을 연 동문시장 전경. [최충일 기자]

동문재래시장은 제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전통 시장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지자체별 국민이 선호하는 겨울철 관광지 톱 20’에 선정될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오후 8시 이후 대부분 문을 닫아 야시장 개설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매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문을 여는 야시장은 동문재래시장의 남수각 인근 고객지원센터 아케이드 시설에 자리 잡고 있다.
 
야시장에선 ‘제주 전복김밥’ ‘새우강정’, ‘흑돼지꼬치’ ‘이색 오메기떡’ ‘하르방빵’ 등 제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퓨전음식들을 판매한다. 길이 70~80m에 이르는 야시장 거리에는 이동식 판매대 32개가 2열로 길게 늘어서 손님들의 후각과 입맛을 자극한다.
 
야시장을 찾는 손님들은 각 점포에서 산 음식들을 손에 들고 카메라나 휴대전화로 인증샷을 찍기 바쁘다. 음식 판매대 상인들은 쏟아지는 주문에 잠시도 쉴틈이 없지만 미소를 잃지 않는다. 고수아(23·제주시 외도동)씨는 “지난해 일본 오사카(大阪)를 갔을 때 야간에 먹거리·즐길거리가 많아 ‘제주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야시장이 생겨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관광객 김기욱(31·인천시 송도동)씨는 “제주도 여행을 한 직장동료의 추천으로 오게 됐는데 흑돼지·전복 등 제주를 느낄 수 있는 먹을거리가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개장한 제주동문시장 야시장을 찾은 관광객과 도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달 30일 개장한 제주동문시장 야시장을 찾은 관광객과 도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야시장에서 산 음식들은 이동식 판매대 근처에 설치된 벤치에 앉아서 맛을 보면 된다. 제주시는 국비와 지방비 10억원을 들여 동문재래시장 고객지원센터를 비롯해 전기와 조명시설, 포토존 등을 갖췄다.
 
이동식 판매대 운영자들은 공개모집과 서류심사, 전문가 품평회 등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입점했다. 고객 편의를 위해 32개 이동식 판매대 모두 신용카드 결제기를 갖추고 있다.
 
야시장에서 흙돼지꼬치구이를 파는 전태문(54)씨는 “야시장을 열기 전에는 낮시간 시장내에서 하루종일 팔아도 하루 매출이 30만원정도였는데, 야시장에선 3~4시간만에 두 배 이상이 팔린다”고 말했다.
 
개장 초반인 탓에 해소해야할 과제들도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주차할 곳을 찾기가 힘들다는 목소리가 많다. 김동규(27·인천시)씨는 “SNS와 블로그를 보고 여자친구와 함께 시장을 찾았는데 차량들이 너무 많아 주차를 하는데 애를 먹었다”며 “일부 메뉴는 내용물에 비해 비싼감이 있다”고 말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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