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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작천정, 벚꽃 없는 벚꽃축제?

6~10일 제2회 작천정 벚꽃 축제가 열리는 울산 울주군 삼남면 작천정 벚꽃 터널. 한 해 수십만 명이 찾는 큰 행사이지만 수백 그루 벚나무에서 자태를 뽐내던 벚꽃들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보다 이른 지난 1일 만개한 데다 4일부터 연일 내린 비 때문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비가 오기 전인 3일부터 꽃이 지기 시작했다”며 “보통 일주일 정도 피어 있었으나 올해는 3~4일 만에 활짝 피더니 일찍 졌다”고 아쉬워했다.
 
작천정 벚꽃은 울산 시내보다 보통 일주일 정도 늦게 핀다. 울주군은 이를 고려해 축제 시기를 정했다. 하지만 울주군 관계자는 “꽃이 많이 져 아쉽지만 축제 행사는 계획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벚꽃 길 가운데 하나다. 벚꽃 축제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이곳에는 1937년 벚나무가 심어졌다. 이미 80년이 넘었다. 1990년대 추가로 심어 현재는 500여 그루에 이른다.
 
만개한 벚꽃과 어우러진 울산 작천정. 과거 문인들이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최은경 기자]

만개한 벚꽃과 어우러진 울산 작천정. 과거 문인들이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최은경 기자]

지난 3일 이곳에서 만난 김향기(34)·최규대(38) 부부는 “오래된 벚나무 아래서 눈처럼 날리는 꽃을 맞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벚꽃 터널 옆에는 먹거리 장터가 줄지어 들어섰다. 엿장수 타령과 마술쇼 같은 보고 즐길 거리도 많았다.
 
문인들의 풍류도 즐길 수 있다. 작천정은 조선 시대 지방 문인들이 시를 읊고 시회를 열던 곳이다. 지금의 한시 백일장인 셈이다. 시회에서 당선된 우수작은 주변 너럭바위에 그 글귀를 새겼다. 작천정은 고려 말 울산에 유배 온 정몽주가 글을 읽던 곳이기도 하다.
 
1930년대 항일운동 비밀결사대의 숨은 회의 장소로도 이용됐다. 언양 청년회가 벚나무를 심는다는 핑계로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 작천정 앞산 중턱에 있는 청사대(靑史臺)에서 항일 결의를 다진 것이다.
 
김형일 벚꽃 축제추진위원장은 “축제 기간 축하공연과 동아리 공연, 시민 노래자랑 같은 다양한 행사는 물론 주변의 별빛야영장·영남 알프스 등 관광지를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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