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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9000억 미니 추경 … 당장 ‘돈 쥐여 주기’식 일자리 처방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추경)은 규모로 봐서 ‘미니 추경’이다.
 
정부는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청년 일자리 대책 및 구조조정 지역 지원을 위한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확정해 6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2006년 태풍·호우 피해 극복을 위해 편성됐던 2조2000억원의 추경 이후 가장 적은 액수다. 역대 추경과 비교해 봐도 네 번째로 작은 규모다.
 
청년 일자리 문제가 ‘재난’ 수준인 만큼 특단의 대책으로 추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정부의 설명에 비춰 보면 효과를 내기에 부족한 규모라는 지적이 나온다. 추경 3조9000억원 중 1조원은 구조조정 지역 지원을 위해 쓰인다. 청년 일자리를 위해 사용하는 돈은 2조9000억원 수준이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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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기왕 추경 편성을 결정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었는데 정부가 재정건전성 훼손 논란을 의식해 추경 규모를 축소 편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나랏빚이 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재원은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지난해 쓰고 남은 재원인 결산잉여금과 기금의 여유자금을 활용했다”며 “올해 초과 세수를 활용하거나 추가적인 국채 발행을 하지 않는 만큼 국민의 추가 부담도 없고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을 의식해 추경 규모를 줄이다 보니 청년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할 만한 장기적인 사업은 없고, 당장의 ‘돈 쥐여 주기’식 지원만 남았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내일채움공제, 전·월세 보증금 저리 융자 등을 포함한 청년의 소득·주거·자산형성 지원에 1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 재원(2조9000억원)의 59% 수준이다. 재정 지원과 함께 세제 혜택을 더해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34세 이하 청년에게 최대 연 1035만원의 소득을 늘려 준다. 신규 취업자와 기존 재직자 간의 형평성을 고려해 중소기업에 이미 몸담고 있는 청년에게도 최대 연 765만원을 지원한다.
 
연도별 청년일자리 예산 규모

연도별 청년일자리 예산 규모

추경 및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정부는 올해 5만 명을 비롯해 2012년까지 18만~22만 명가량의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어 청년실업률을 8%대 이하로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 또 추경 효과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원래 예상치(3%)보다 0.1%포인트 높은 3.1%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정부의 ‘기대’와 달리 전문가의 평가는 회의적이다. 중소기업 취업자에게 사실상의 ‘정부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다. 표학길 교수는 “중소기업 청년에 대해 보조금을 주는 형식의 사업만 담기고, 특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같은 보다 장기적인 내용의 사업은 빠져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했다.
 
오동윤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학 졸업생의 상당수가 중소기업에 취직하지만 ‘대기업에 가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중소기업에 간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며 “중소기업을 다닐 만한 직장으로 만들고, 교육 개혁을 통해 굳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취직해도 대우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 개혁과 같은 근본적인 일자리 문제 해결책은 여전히 뒷전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간이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노동 개혁, 신산업 육성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시적으로 일자리 숫자를 몇 개 늘리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 육성, 시대의 변화에 맞는 근로형태·임금체계 개선을 위한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추경안은 확정된 게 아니다.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야당의 반발이 거세서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이 ‘선심성 돈 풀기’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세종=하남현·장원석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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