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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특별해” 세계 최고 골프대회 마스터스 개막

690억원을 들여 신축한 오거스타 내셔널의 미디어 빌딩. 1800년대 미국 남부 대저택 양식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690억원을 들여 신축한 오거스타 내셔널의 미디어 빌딩. 1800년대 미국 남부 대저택 양식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 또 경사가 생겼다. 톰 왓슨(69·미국)이 개막 전날 열린 이벤트인 파3 콘테스트에서 역대 최고령 우승을 차지했다. 함께 경기를 펼친 ‘황금 곰’ 잭 니클라우스(78·미국)는 캐디를 맡은 손자가 대신 친 티샷이 홀인원이 되자 눈물을 흘렸다.
 
남자 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가 5일 밤(한국시간) 개막했다. 돌아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는 오후 11시42분 1라운드 경기를 시작했다. 우즈 뿐만 아니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필 미켈슨(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저스틴 토마스(미국) 등 세계 정상급 골퍼들이 너나할것 없이 최고의 기량을 보이고 있어 역대 최고 대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수들의 샷 거리가 늘어 공의 반발력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니클라우스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선수들의 장타를 이겨 낼 힘을 가진 유일한 골프장은 오거스타 내셔널 뿐”이라고 했다. 기존 골프장들은 전장을 늘리지 못해 쇠락할 거라고 한탄하면서 “막강한 권위와 돈을 가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만 예외” 라고 했다.
 
니클라우스의 말은 일리가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은 엄청난 돈을 들여 또 전장을 늘릴 계획이다. 파4의 5번 홀(455야드)과 파5의 13번 홀(510야드)의 티잉 그라운드를 뒤로 옮긴다. 5번 홀은 특히 난이도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티잉 그라운드가 4번 홀 그린과 가까워 선수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나자 과감하게 개보수를 결정했다.
 
남아공의 브랜든 그레이스(왼쪽)가 4일 아멘 코너의 마지막인 13번홀에서 연습 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남아공의 브랜든 그레이스(왼쪽)가 4일 아멘 코너의 마지막인 13번홀에서 연습 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3번 홀은 유서 깊은 아멘 코너의 마지막 홀이어서 그동안 손을 대지 못했다. 파 5홀인데도 두번째 샷을 할 때 웨지를 잡는 선수도 나왔다. 결국 인접한 오거스타 컨트리클럽 땅 일부를 구매했다. 오거스타 컨트리클럽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보다 역사가 오래됐고, 여자 메이저 대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오거스타 내셔널의 막강한 재력에 밀려 땅을 내줬다.
 
주최 측은 또 5번 홀을 늘리기 위해서 골프장 인근 주택들을 시가 보다 5배 이상 되는 돈을 주고 몽땅 사들였다. 이곳에 거대하고 아름다운 주차장, VIP를 위한 건물과 전세계 미디어를 위해 새로운 기자실 건물 등을 건설했다.
 
지난해 미디어 빌딩을 신축하는데만 6500만 달러(약 690억원)가 들었다고 알려졌다. 클럽하우스 등 이 골프장 다른 건축물이 그렇듯 미디어 빌딩 역시 1800년대 미국 남부 저택 양식이다. 한 미국 기자는 “미국 남부를 소재로 한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복권에 당첨됐다면 이런 건물에 살았을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르 피가로의 로렝루에 기자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기자실이다. 어떤 곳에서도 이런 기자실을 만날 수 없다”고 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회원들도 미디어 빌딩에 샘을 낸다고 한다. 1년에 딱 일주일만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미디어 빌딩 내 기자 작업공간. 세계에서 가장 좋은 기자실이라는 평가다. [오거스타 내셔널]

미디어 빌딩 내 기자 작업공간. 세계에서 가장 좋은 기자실이라는 평가다. [오거스타 내셔널]

미디어 빌딩에는 업무 공간과 인터뷰 룸은 물론 박물관과 식당·샤워실 등이 있다. 가죽 의자에 개인 수납공간이 있으며 쓰레기통도 혼자 사용한다. ‘단독’을 좋아하는 기자들의 습성을 정확히 알고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1930년대 대공황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미디어 관계자에게 감사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은 4일 “골프의 성장과 여성 골프의 발전을 위해 2019년부터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열겠다”고 밝혔다. 대회는 72명이 출전한 가운데 3라운드 54홀 스트로크 방식으로 열린다. 장기적으로는 프로 골퍼들이 참가하는 여자 마스터스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녀의 전통을 이어왔던 오거스타 내셔널은 미국의 백인 보수층 문화를 대변한다. 흑인을 회원으로 받은 해는 1990년, 여성에게 문호를 개방한 건 2012년이었다.   
 
오거스타=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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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